정부, 5개월 연속 경기부진 판단...'불확실성 확대'

2019-08-16     정병규 경제부 기자

 정부가 최근 우리 경제에 대해 "수출과 투자의 부진한 흐름이 지속하고 있다”는 공식 판단을 내놓았다. 정부의 공식 경기 진단에 ‘부진’이라는 단어가 5개월 연속 등장한 것이다. 정부가 이 같은 경기진단을 내놓기 시작한 이래 ‘5개월 연속 부진’은 처음이다.

 기획재정부는 16일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일명 그린북) 8월호’에서 올해 2분기 한국 경제가 "대외적으로 글로벌 제조업 경기 등 세계 경제 성장세 둔화와 반도체 업황 부진이 지속하는 가운데, 최근 일본 정부 수출규제 조치와 함께 미중 무역갈등 심화 등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이 같이 진단했다.

 정부의 공식 경기진단인 그린북에서 ‘부진’이라는 표현은 지난 4월호부터 끊이지 않고 있다. 2005년 3월 그린북 창간 이래 가장 긴 ‘부진’ 판단이다. ‘광공업 생산, 설비투자, 수출 등 주요 실물지표’(4~5월호)와 '수출과 투자’(6~8월호) 등 부진하다는 판단 대상과 범위는 다르지만, 우리 경제가 좋지 않다는 점만은 분명한 셈이다.

 실제 6월 산업활동 주요 지표를 보면 광공업 생산과 설비투자는 소폭 증가했으나 서비스업 생산과 소비, 건설투자는 감소했다. 7월 수출은 반도체 업황 부진이 지속되면서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등의 영향으로 1년 전보다 11.0% 감소하면서 8개월 연속 줄었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6월 경기동행지수와 미래 전망을 보여주는 경기선행지수 모두 전달보다 각각 0.1포인트, 0.2포인트 하락했다.

 생산과 투자가 휘청거릴 때 유일하게 버텨줬던 소비도 위축되는 모습이다. 지난달 국산 승용차 내수판매량은 1년 전보다 3.7% 감소하는 등 3개월 연속 감소했다. 백화점과 할인점 매출액도 각각 같은 기간 3.4%, 10.7%가 줄었다. 온라인 매출액, 방한 중국인관광객 증가 등의 긍정적 요인도 있지만, 소비자심리지수가 95.9로 전달(97.5)보다 크게 하락했다는 점은 경제에 대한 불안감을 나타내고 있다는 의미다. 홍민석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지난 2년 정도 성장세를 뒷받침했던 소비도 증가 속도가 상대적으로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일본 수출규제 등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면서 추가경정예산 등 재정 집행을 가속화하는 한편, 가용한 모든 정책 수단을 동원해 경제 활력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