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경찰, 시위대에 총탄 발사...18살 학생 중태

2019-10-02     권장옥 해외통신원

 신중국 건국 70주년을 맞은 1일 베이징은 사상 최대 열병식이 거행되는 등 축제 분위기가 연출됐지만, 홍콩에서는 격렬한 시위가 벌어져 대조를 이뤘다.

[사진:홍콩시립대

 홍콩에서 시위대는 대대적인 국경절 애도 시위를 벌이면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초상화를 불태우는 등 반중 정서를 표출했다.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이 빚어지면서 일부 시위자는 경찰이 쏜 실탄에 맞아 중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이날 완차이, 코즈웨이베이, 췬완, 툰먼, 사틴 등 홍콩 각 지역에서 시위대와 경찰의 격렬한 충돌로 51명의 부상자가 발생하고 이 가운데 2명이 중상을 입었다. 또 180명 이상의 시위자가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 측 발표에 따르면 홍콩 췬완에서는 경찰과 격렬하게 충돌하던 시위 참여자가 경찰이 쏜 실탄에 맞아 중상을 입었다. 송환법 반대 시위가 6월초부터 시작된 이래 시위자가 경찰의 실탄에 맞는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다.

 부상자는 췬안 지역 중등학교 5학년(고등학교 2학년에 해당)에 재학 중인 18세 남학생으로 확인됐다. 경찰 측은 “신변의 위험을 느끼고 자신과 동료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발포했다”고 설명했다.

 시위하던 남학생이 경찰의 실탄 사용으로 중상을 입자 미국, 영국 등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잇따랐다.

 미 정부 고위 관계자는 “살상 무기의 부당한 사용을 단호히 비난한다”고 밝혔다.

 영국의 도미닉 라브 외무장관은 “실탄 사용은 과잉이며, 상황을 악화시킬 뿐”이라고 지적했다.

 유럽연합(EU)도 홍콩 경찰의 실탄 사용에 자제를 촉구했다.

 이번 사건으로 지난달 홍콩 행정 수반의 송환법 공식 철회 발표 후 기세가 꺾였던 시위사태가 재격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