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계 일각 '정체불명의 이건희 기증관 설립 철회해야'

 미술계 일각에서 정부의 ‘이건희 기증관’ 설립 계획을 비판하며 원점에서 재검토하라고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국립근대미술관을 원하는 사람들의 모임’은 12일 입장문을 내 “새롭게 건립될 시설의 성격이 모호할 뿐만 아니라 비전과 미션조차 분명치 않다”며 “정체불명의 새로운 통합전시관 건립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실체도 분명하지 않은 기관의 설립을 경솔하게 발표해 지방자치단체와 시민들에게 희망 고문을 했을 뿐 아니라 국민을 분열시키는 결과를 낳았다”고 주장했다.

 또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에 분산 기증한 뜻을 존중해 양 기관에 기증품의 수장과 관리 향후 확대방안까지 일임하라”며 “국립근대미술관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분리 독립시켜 신설하라”고 촉구했다.

 미술계 인사 677명이 참여한 ‘국립근대미술관을 원하는 사람들의 모임’은 ‘이건희 컬렉션’을 활용해 국립근대미술관을 설립하라고 요구해 왔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7일 이건희 회장의 기증품을 한 곳에서 전시하는 별도의 기증관을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부지나 국립현대미술관 인근 송현동 부지에 짓겠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