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한덕수 총리 탄핵소추 기각, '파면에 이를 정도로 중대하지 않다'

- '이 사건 탄핵소추국회의결)는 적법하다고 판단' 비상계엄 선포 및 내란행위 관련 공동 국정운영 등도 적법 헌법재판관 임명 부작위는 헌법 제 66조 제 111조 및 국가공무원법 제 56조 등을 위반한 것 -

2025-03-24     김청수 정치.사회1부장
헌법재판소의

 헌법재판소(이하 헌재)가 24일 오전 '국무총리 한덕수에 대한 탄핵심판 청구를 기각한다'고 밝혔다. 8인 재판관의 의견은 기각(문형배·이미선·김형두·정정미·김복형) 5명, 인용(정계선) 1명, 각하(정형식·조한창) 2명이다.  
 이로서 한덕수 국무총리는 직무정지 87일 만에 업무에 복귀하며 대통령 권한대행을 수행하게 되었다.

 이날 헌재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탄핵을 기각하면서, 가장 관심을 끈 12·3 비상계엄 선포 국무회의의 위헌성에 대해서는 어떤 판단도 내놓지 않은 것으로, 윤석열 대통령 파면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판단을 흐리게 한것을 두고 재판관들 사이에 아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가능성 등 여러 해석이 대두되는 가운데, 이러한 헌재 결정을 두고 여,야는 정치적 해석을 달리하며 대립하는 결과를 초래하여 법적안정성을 도외시 했다는 비판도 받고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날 헌재가 “절차적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국무회의 소집을 건의하는 등 적극적 행위를 했음을 인정할 만한 증거나 객관적 자료는 찾을 수 없다”고 밝힌 것에 주목하기도 한다.
 기각·인용 의견을 낸 재판관 6명이 계엄 선포 국무회의의 ‘절차적 정당성 부재’를 전제로 이런 결정 문구를 쓰거나 동의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 경우 윤 대통령의 핵심 탄핵소추 중 하나에 최소 6명의 재판관이 위헌·위법 심증을 가졌다는 유추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헌재의 적법 요건에 대해서는 “대통령 권한대행 중인 국무총리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에 적용되는 의결정족수는 헌법 제 65조 제 2항 본문에 따라 피청구인의 본래 신분상 지위인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소추 의결정족수인 국회재적의원 과반수 찬성이므로 이 사건 탄핵소추(국회의결)는 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헌재는 “국무총리는 헌법 제86조에 따라 그 임명에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하기는 하지만, 이는 국민으로부터 직접 선출된 대통령의 민주적 정당성과 비교하여 상당히 축소된 간접적인 민주적 정당성만을 보유하고 있어, 대통령 권한대행자로서 국무총리는 대통령과는 확연히 구분되는 지위에 있다”고 판단했다.

 “헌법 제71조가 규정하는 대통령 권한대행은 헌법과 법령상으로 대행자에게 미리 예정된 기능과 과업의 수행을 의미하는 것이지, 이로써 ‘권한대행’ 또는 ‘권한대행자’라는 공직이나 지위가 새로이 창설되는 것이라 볼 수 없다”고 했다. 

 헌재는 본안 관련 ‘기각’ 의견을 낸 문형배, 이미선, 김형두, 정정미 재판관 4명은 탄핵소추 사유 중 △특별검사 임명 법률안에 대한 재의요구권 행사, △비상계엄 선포 및 내란행위 관련 공동 국정운영, △특별검사 후보자 추천 의뢰와 관련하여 피청구인이 헌법과 법률을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헌법재판관 임명 부작위는 헌법 제 66조 제 111조 및 국가공무원법 제 56조 등을 위반한 것이나 그 헌법 및 법률 위반이 임명권자인 대통령을 통하여 간접적으로 부여된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어 파면을 정당화하는 사유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또 다른 ‘기각’ 의견을 낸 김복형 재판관은 헌법재판관 임명 부작위도 헌법과 법률을 위반하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인용’ 의견을 낸 정계선 재판관은 이 사건 탄핵소추 사유 중 특별검사 후보자 추천 의뢰 및 헌법재판관 임명 부작위와 관련하여 피청구인의 헌법과 법률 위반이 인정되고 그 위반의 정도가 피청구인의 파면을 정당화할 수 있을 정도로 중대하다고 판단했다.

 ‘각하’ 의견을 낸 정형식, 조한창 재판관 2명은 대통령 권한대행 중인 국무총리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에는 헌법 제 65조 제 2항 단서에 따른 국회재적의원 3분의 2이상의 찬성이 요구되므로, 이 사건 탄핵심판 청구는 헌법이 정한 탄핵소추 의결정족수를 충족하지 못하여 부적법하다고 판단했다. 

 이날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한덕수 총리는 즉시 직무에 복귀하며, 대통령 권한 대행자로서 파면에 이를 정도로 중대하지는 않다지만 위헌 판단이 나온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미임명 문제가 관심사로 주목되고 있다. 

 허재의 판결에 대하여 민감한 대통령실은 “오늘 헌법재판소의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심판 사건 기각 결정을 환영한다”면서 “헌법재판소의 오늘 결정으로 국회의 탄핵 남발이 무분별하고 악의적인 정치 공세였음이 다시한번 입증되었다”고 주장했다.

 국회 정치권에선 국민의힘은 한 권한대행 탄핵 기각이 윤 대통령 탄핵 기각의 ‘전조’라고 주장하며,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런 식으로 재판이 계속 이뤄진다면 대통령 탄핵소추 결과도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기대한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헌법재판관 미임명을 위헌으로 판단하고서도 파면하지 않은 헌재 결정에 유감을 표시했다. 이재명 대표는 “헌재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국민들은 경범죄에 대해 다 벌금을 내고 처벌받는데 대통령 권한대행은 헌법상 의무를 악의를 갖고 어겨도 용서가 되는 것이냐. 국민이 납득할 수 있겠냐”고 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위헌 판단이 난 헌법재판관 미임명 상태를 해소하라”며 직무에 복귀한 한 권한대행에게 마은혁 헌법재판관 임명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