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과 휴일에도 소비자가 가까운 곳에서 구입할 수 있도록 접근성과 선택권을 넓혀야 -
소비자정책 감시단체 사단법인 컨슈머워치에서 7월 31일, '편의점 상비약 확대, 더 미룰 이유 없다'는 논평을 발표했다.
컨슈머워치는 편의점 상비약 확대 논의와 관련해, 의약품 안전성과 전문적인 복약지도가 필요한 품목은 엄격히 관리하되 안전성이 확인된 품목은 야간과 휴일에도 소비자가 가까운 곳에서 구입할 수 있도록 접근성과 선택권을 넓혀야 한다며 다음과 같이 논평했다.
편의점 상비약 확대, 더 미룰 이유 없다
정부는 지난 7월 16일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안전상비의약품을 최대 20개까지 확대하고, 약국과 24시간 판매점이 없는 지역에서는 판매점의 24시간 운영 요건을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서울시약사회는 7월 25일 결의대회를 열어 품목 확대와 판매점 지정기준 완화의 전면 철회를 촉구했다.
2012년 도입된 편의점 상비약은 처음 13개 품목이 지정됐지만, 타이레놀정 160㎎과 어린이용타이레놀정 80㎎의 품목허가 취하로 현재 실제 판매되는 품목은 11개다.
현행 약사법은 안전상비의약품을 20개 이내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정·고시하도록 하고 있어, 품목 확대는 법 개정 없이 고시 개정으로 가능하다.
의약품 안전에 대한 우려는 충분히 살펴야 한다. 다만 2012년에 정한 지정 목록이 14년 가까이 사실상 개편되지 않은 채 유지돼 온 만큼 소비자의 달라진 생활과 수요도 반영할 필요가 있다.
안전성이 확인된 품목은 약국이 문을 닫은 야간이나 휴일에도 가까운 곳에서 구할 수 있어야 한다.
편의점 상비약이 약국의 역할을 모두 대신할 수는 없다. 증상이 계속되거나 전문적인 상담이 필요할 때는 의료기관이나 약국을 찾아야 한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두통이나 발열, 소화불량과 같은 가벼운 증상까지 다음 날 약국이 문을 열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면 소비자의 불편은 커진다.
의약품정책연구소의 2019년 조사에서도 최근 1년간 편의점 상비약을 구매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이 68.9%였으며, 구매 이유로는 휴일이나 심야에 약국이 문을 닫았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오남용과 판매관리 문제는 품목 확대를 막을 이유가 되기 어렵다. 현재도 품목별 1회 판매량을 1개 포장단위로 제한하고, 12세 미만 아동과 초등학교 재학생에게는 판매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 안전장치가 마련돼 있다.
이러한 기준을 충실히 적용하면서 안전성이 확인된 품목에 대해서는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혀야 한다.
편의점에서 판매할 품목은 안전성과 소비자 수요를 기준으로 결정하면 된다. 위험성이 높거나 전문적인 복약지도가 필요한 의약품은 약사의 관리 아래 두고, 소비자가 스스로 사용할 수 있는 품목은 접근성을 넓히는 방식이 합리적이다. 정부도 추가 품목의 선정 과정과 안전성 심사 기준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서울시약사회는 상비약 확대를 비대면진료 의약품 배송 등과 함께 국민 안전과 약사의 생존권이 걸린 문제로 제시했다. 안전성에 대한 우려와 직역의 이해관계는 구분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별도의 관리 쟁점인 의약품 배송이 상비약 품목 확대를 막을 근거가 되기는 어렵다.
정부는 약사단체의 반발을 이유로 상비약 확대를 다시 미뤄서는 안 된다. 품목별 안전성을 엄격히 심사하고 현행 판매기준을 충실히 적용하되, 안전성이 확인된 의약품은 소비자가 필요할 때 가까운 곳에서 선택해 구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