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팀 경기를 앞두고 외국인 심판을 대상으로 벌어진 대한축구협회의 성 접대 의혹과 이를 은폐하려 한 감사원·문화체육관광부의 공모 정황이 언론 단독 보도를 통해 드러났다.
2011년부터 2012년 사이에 발생한 이 사건은 단순한 법인카드 유용이나 관행적 로비가 아니다. 여성의 몸과 섹슈얼리티를 승부 조작이라는 불공정한 목적을 위해 거래 수단으로 전락시킨 명백한 성착취 범죄이다.
대한축구협회는 매년 막대한 국민 혈세와 공공 재원으로 운영되는 단체이다. 작년(2025년) 기준으로도 스포츠토토 판매 수익금(복표수익) 63억 원, 국민체육진흥기금 81억 원, 국고보조금 144억 원 등 총 288억 원에 달하는 공적 자금이 투입되었다.
이처럼 막대한 세금이 지원되는 공공적 체육 단체에서 성착취가 대가성 로비 도구로 쓰이고, 이를 감시해야 할 감사원과 주무 부처가 범죄를 덮어주는 데 앞장섰다는 사실은 국가 공적 시스템의 심각한 파산을 의미한다.
더욱 분노스러운 것은 공적 감시 체계의 작동 불능과 권력 기관 간의 은폐 커넥션이다. 2012년 감사원 감사 당시 축구협회 간부의 청탁과 ‘국격’이라는 기만적인 핑계로 해당 정황이 감사 결과에서 삭제되었다.
이어 2016년 문화체육관광부 조사에서도 성 접대 진술이 확보되었으나 보도자료에서 제외되며 유야무야되었다. 이는 이익집단의 기득권 수호를 위해 여성에 대한 폭력과 비리를 묵인하고 서로 뒤를 봐준 ‘성착취 카르텔’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형사처벌을 면할 수 있을지 몰라도, 공공 권력이 성착취를 방조하고 은폐한 도덕적·사회적 책임을 면할 수는 없다. 법적 처벌 가능 여부와 상관없이, 사건의 전모와 은폐 과정에 대한 진실은 낱낱이 밝혀져야 한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이번 사건을 여성의 인권을 침해하고 공정의 가치를 훼손한 중대한 성착취 비리로 규정하며 다음과 같이 촉구한다.
첫째, 감사원은 즉시 대한축구협회 성 접대 은폐 사건에 대한 재감사에 착수하라. 당시 감사원 내부의 청탁 수용 및 무마 경위를 철저히 조사하고 관련자들의 책임을 규명해야 한다.
둘째, 정부와 문화체육관광부는 공소시효 뒤에 숨어 유야무야 넘어갈 것이 아니라, 조직적 은폐 경위를 전면 재조사하고 관련 책임자에 대한 인사 조치 및 재발 방지 대책을 즉각 마련하라.
공소시효 만료를 이유로 진실을 묻어둔다면 유사한 범죄와 은폐는 반드시 반복될 것이다. 스포츠계와 공공기관 전반에 뿌리 깊게 박힌 성착취 카르텔을 해체하고 진상을 명명백백히 밝히는 것만이 또 다른 피해를 막는 유일한 길이다.
2026년 8월 11일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