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력안배 놓고 정파간 갈등 심각" 분석도 -
8일 오전 8시57분 중국공산당 제18차 전국대표대회(18차당 대회)가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열려 새 지도자를 선출한다.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은 이번 당 대회에서 총서기에 오른 뒤 내년 3월엔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으로부터 주석직을 승계하여 앞으로 10년 동안 중국을 통치하게 된다. 지난 10년간 중국은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했지만 그 과정에 부작용도 많아 시진핑 등 새지도부가 풀어야 할 과제가 만만찮다. 국내적으로는 빈부격차 해소와 지역갈등, 부정부패, 인권 등 난제가 쌓여 있다.
대외적으로는 부상하는 중국에 대한 서방국가들의 견제를 극복해야 한다. 최근들어 중국은 미국과 일본 등 뿐만아니라 이웃국가들과 곳곳에서 티격태격하고 있다.
시진핑은 민족주의적 정서를 보이면서도 미국과 일본 등 국제관계에 실리 위주의 외교를 펼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영토문제와 같은 핵심 이익이 상처받으면 유연성을 발휘할 소지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날 당 대회에서 전국에서 모인 대표들은 무대 왼쪽에서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의 뒤를 이어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이 등장하자 큰 박수로 환영했다.
86세의 장 전 주석은 엉거주춤하면서도 부축 없이 걸어나와 대표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눈 뒤 무대 정가운데 후 주석의 왼쪽 자리에 앉았다. 그 뒤로 우방궈(吳邦國)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등 현직 중앙정치국 상무위원들이 서열 순으로 등장했고, 이어 리펑(李鵬) 전 총리와 주룽지(朱鎔基) 전 총리도 모습을 보였다.
39석의 무대 중앙 주석단 상무위원 자리엔 현직 당 수뇌부와 함께 완리(萬里) 차오스(喬石) 쩡칭훙(曾慶紅) 리루이환(李瑞環) 쑹핑(宋平) 웨이젠싱(尉健行) 리란칭(李嵐淸) 우관정(吳官正) 뤄간(羅干) 등 원로들이 대거 참석했다. 차기 중국 최고 지도자인 시진핑(習近平) 부주석의 자리는 후 주석의 오른편 세번째였다.
원로들은 2,268명의 전국대표 외에 '특별하게 초청받은 대표' 57명에 속한다. 이들은 전국대표와 똑같이 중앙위원 및 후보 중앙위원의 선출권, 당장(黨章) 개정안 등 각종 안건의 심의·의결권을 갖는다.
이는 5년 전 17차 당 대회의 관례를 따른 것이라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그 전에도 원로들이 당 대회의 주석단 상무위원회에 대거 포함된 적이 있다. 당 원로를 차기 당 지도부를 결정하는 자리에 부르는 것은 다른 나라에선 보기 힘든 장면이다.
당 대회를 과거와 현재, 미래의 권력이 함께 하는 축제로 만드는 긍정적 효과로 보인다. 역사를 존중하고 원로를 예우하는 것이 중국 공산당의 문화라는 해석도 있다. 이날 마오쩌둥(毛澤東) 전 주석 등 혁명 선열에 대한 묵념이 이뤄진 것도 같은 맥락이다.
후 주석이 제시한 과학발전관이 당의 지도사상으로 승격될 것이란 전망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후 주석이 권력을 물려주고 원로의 반열에 오르는 것에 맞춰 그가 제시한 과학발전관도 실천이론에서 탈피해 마르크스ㆍ레닌주의, 마오쩌둥 사상, 덩샤오핑(鄧小平) 이론, 장 전 주석의 삼개대표론(三個代表論)과 같은 반열의 지도사상으로 올라갈 것이란 분석이다.
그러나 차기 지도부 구성을 놓고 정파간 권력 투쟁이 치열한 와중에 원로들이 대거 등장한 것은 그 만큼 권력의 안배를 둘러싼 갈등이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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