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정기세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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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정기세일"
  • 이춘건
  • 승인 2013.02.01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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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년 1월과 7월 두 번에 걸쳐서 프랑스에서는 한 달 간의 정기 세일이 시작된다. 크리스마스 가족 모임에 아이들은 장난감등의 선물을 받고, 학교의 선생님들은 학생들로부터 초콜릿을 한 통씩 받는다.

 그러나 부부들이나 연인들은 상대방을 위한 선물은 준비했다고 이야기만 하고, 실제 선물 전달은 월초에 시작하는 세일 첫 날부터 줄을 서서 구입해 전달한다.

 세일이 시작되면 고가의 명품점부터 자그마한 옷가게까지 밀려드는 쇼핑인파로 인해 매장 직원들을 임시로 고용하고는 한다. 명품 매장의 입구는 바리케이트를 설치해서 밀려드는 고객들을 줄을 세워 입장 시키고 저렴한 옷가지를 파는 가게들에는 부모님들이 부쩍부쩍 자라는 아이들의 옷을 장만하기 위하여 줄을 선다.


 프랑스에서는 10대나 20대는 소비계층이 아니다.

 한국의 백화점이나 시내 가게들에 10대 아이들이 몰려다니며 물건을 사는 것을 보면 신기하게 느껴지는데 이는 프랑스의 부모들은 10대의 아이들에게 현금을 쥐어 주지 않기 때문에 아이들이 돈을 들고 거리를 헤매고 배회할 일이 없기 때문이다.

 또한 성인인 20대가 되면 집을 나와 독립하기에 생활비 마련하랴 공부하랴 쇼핑할 돈도 없고 시간도 없다. 그래서 프랑스의 소비 계층은 30대부터 주로 40,50,60대가 주류를 이룬다. 

▲ 프랑스식 세일 방식.
 프랑스의 세일은 재고 상품에 대한 세일이다.

 특이하게도 세일을 시작하기 전 관할 경찰국에 세일을 알려야 하고, 세일품목은 세일 이전 최소 3개월간 팔던 가격을 기준으로 해서 20%부터 70% 세일을 하게 된다. 금년의 신상품은 세일 품목에 들어 갈 수가 없고, 세일 상품을 별도로 만들 수도 없다.

 이미 한 시즌을 넘긴 상품들을 싸게 사며 만족하는 것이고 메이커들은 재고를 정리하며 새로운 시즌을 준비하는 것이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한 시즌만 늦추면 할인 상품으로 쇼핑을 할 수 있으니 좋고 메이커는 재고를 정리할 수 있으니 서로 좋은 시간이다.

 세일이 시작되면 여인들은 할인된 만큼의 돈을 벌었다고 생각하며 감사하게 열심히 쇼핑백을 채워 넣는다. 하지만 남성들은 세일기간이 되어도 시큰둥하다. 이는 세일 기간 중 여성들은 세일한 만큼의 비용을 벌었다고 생각하는데 반해 남성들은 여전히 남은 50%만큼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인 듯하다.

 쇼핑에 대한 남성과 여성의 생각은 어느 나라나 같은듯하다. 세일을 즐기는 프랑스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검소하고 소박하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명품을 들고 다니는 프랑스인들은 참으로 보기 힘들다. 오히려 중국이나 일본, 미국, 한국에 가면 거리에서 프랑스의 명품을 쉽게 볼 수 있다.

 일전에 일본과 한국을 방문하고 온 기자가 정말 놀라운 것을 발견했다고 이야기하는데 다름 아니라 ”한국이나 일본에서는 그 유명한 샤넬이나 루이뷔통이 지하철에서도 쏟아져 나오고 있어요” 였다.

 프랑스 사람들의 빈곤함과 한국 사람들의 부유함이 느껴지는 세일의 계절이 참으로 즐겁다.


이춘건
프랑스 파리 거주
고려대학교 불문과졸업
                   프랑스 정부공인 통역가이드 
                   방송 및 여행 코디네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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