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땅을 떠나서 생활하는 한국인들은 어디 사나 일단은 애국자가 될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몇 년 만에 LA에 와서 많은 교포들을 만났습니다. 라디오 코리아가 주최한 큰 강연회도 시내에서 한 번 있었고 이 곳 저 곳의 교회에서도 집회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매우 많은 교포들과 생각을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들은 하나 같이 조국의 정치적 현실에 대해 관심도 많고 아는 것도 많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놀랐습니다. 하기야 이곳에 살면서도 한국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소상하게 알 수 있는 것은 거의 모든 언론과 방송 매체가 교포들 사회에 줄을 대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한국인의 ‘나라 사랑’의 정신이 다른 이민사회와는 비교가 안 될 만큼 절실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이곳에 사는 교포들이 그들의 고향에 눌러 사는 우리보다 열 배는 더, 지난 12월 19일에 있었던 대통령선거 결과를 초조한 심정으로 지켜본 사실을 알고 놀랐습니다. “만에 하나, 일이 잘못되면 우리는 돌아갈 고향마저 상실하게 되는 것 아닙니까” - 그들은 모두가 그런 마음으로 그 한 번 ‘대선’에 자신들의 운명을 걸고 있었던 것입니다.
‘나라’가 소중하다는 것을 우리보다도 더 절실하게 느끼는 동포들이 이곳에 살고 있다는 사실이 내 마음을 흐뭇하게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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