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은 임금님의 이발사 한 사람 뿐이었습니다. 임금님은 머리카락으로 귀를 가리고 살았기 때문에 그의 귀가 당나귀 귀처럼 생긴 것을 아무도 모르고 있었으나 그의 이발사는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사실이 국가의 1급 비밀이었으므로 그렇다는 사실을 누구에게도 말할 수가 없어서 이발사는 몰래 숲을 찾아가 나무 한 그루를 상대하여 큰소리로 그의 답답한 심중을 털어놓았습니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2007년 10월에 노무현이 대한민국 대통령 자격으로 평양에 가서 김정일을 만났을 때 NLL이 거론되었습니다. 김정일이 NLL을 매우 못마땅하게 말했답니다. 그걸 받아서 노무현이 “그럼 NLL을 치워버리지요”라고 자신 있게 한 마디 하였답니다. 그 대화록이 공개되었기 때문에 지금 한국의 정치판은 벌집을 쑤신 듯 요란합니다.
그 때 평양에 따라갔던 통일부 장관 이재정은 돌아와서 “NLL에 관한 것은 그 정상회담에서 전혀 언급도 되지 않았다”고 증언하는 광경을 나도 지켜보았습니다. 그는 오늘 “그런 뜻이 아니었다”고 애매한 변명을 늘어놓고 있습니다.
비서실장 자격으로 노무현을 수행한 문재인은 노무현이 NLL에 관하여 그 때 매우 훌륭한 발언을 하였다고 오히려 찬사를 아끼지 않았으니 민초는 어느 놈 말이 옳은지 판단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임금님의 이발사만한 용기도 없는 인간들이 김정일을 만나려 북에 갔다 왔으니 오늘 나라꼴이 이 지경에 다다른 게 아니겠습니까. 그런 ‘끔찍한’ 대화록이 실제로 존재하느냐 아니냐가 문제지, 어떤 놈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공개했느냐가 과연 문제가 됩니까. “흩어졌다 모여”를 한 번 다시 하여 줄서기를 재정비하고 나서 주먹질이나 돌팔매질을 해야지, 유권자는 완전히 소외된 느낌이요 그래서 혼란스럽습니다.
제발 이러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