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은 박정희로? 영남대 인맥 날개 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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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은 박정희로? 영남대 인맥 날개 달다
  • 오주르디
  • 승인 2013.10.10 07: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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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자 : 본 기사는 2013년 10월 10일 필자와의 합의에 의하여 본지에 게재했으나 알 수 없는 세력이 해킹을 하여 사진을 모두 지우고 독자들이 볼 수 없겠금 만들어 놓은 것을 발견하고 다시 복구하여 게재한다. (2014년 11월 6일)

 <편집자 주> 본지는 필명 '오주르디' 씨와의 협약아래 블로그 제목 '사람과 세상 사이'의 글을 인용 보도함에 있어 블로그 내용이 본지가 지향하는 '사회정의'와 시사에 부합하여 전재 보도하나, 모든 내용이 반드시 '썬뉴스'와의 견해와 일치하지는 않음을 밝힌다.

   

 ‘박정희의 딸’이 대통령이 된 뒤 나타나는 현상 가운데 하나가 ‘박정희 스타일’의 부활이다. 유신 시절의 사람들이 다시 화려하게 컴백하거나 그 당시 통치 수법이 재현되고 있다. 세간에서는 이를 두고 ‘모든 길은 박정희로 통하는 시대가 왔다’라고 말한다.

 ‘박정희로 통하는 시대’ 그 한복판에 영남대가 있다

 ‘박정희로 통하는 시대’ 그 한복판에 영남대학교가 있다. 영남대는 ‘박정희-박근혜 대학’이라고 불러도 무방할 정도다. 논란이 돼 지금은 삭제됐지만 오랫동안 ‘학교법인영남학원’의 정관 제1장 제1조 ‘설립목적’에 박정희를 교주(校主)라고 못박아 놓고 있었다.

 박 대통령은 영남대 이사장이었다. 박정희 사망 다음 해인 1980년 대구로 내려가 5.16군사정권이 강탈한 영남대 이사장에 취임한다. 그러나 7개월만에 이사장직에서 물러나고 만다. ‘독재자의 딸’의 영남대 입성을 반대하는 교수와 학생들의 시위 때문이었다.

 이사직은 그대로 유지했으니 이사장 같은 이사였다. ‘영남대 통치’ 기간 동안 학교는 부실에 빠졌다. 부정입학, 장학금 비리, 영남대 병원 횡령사건 등이 불거지자 사립대 최초로 국회국정감사가 실시된다. 그러자 박근혜 이사는 6~7 트럭분의 박정희 유품을 챙겨 아간 도주하듯 영남대를 떠난다. 당시 국회국정감사에서 ‘영남대 소유권’을 놓고 오간 질의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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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영(민주당 의원): 고 박정희 대통령이 재단에 출연한 자금은 얼마입니까?

조일문(영남학원 이사장): 문서상 나타나 있는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김동영(민주당): 현재 재단이사로 박근혜씨가 되어 있는데, 박근혜씨가 재단에 출연한 액수는 얼마입니까?

조일분(영남학원 이사장): 그것도 나타나 있는 것이 없습니다.

(1988년 10월 18일 문화공보위 국정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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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손에 넣은 대구대와 청구대

 그렇다. ‘교주’였던 박정희나 이사장과 이사를 지낸 박근혜 두 사람 모두 영남학원에 단 1원도 출연하지 않았다. 사학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어떻게 단돈 1원도 들이지 않고 큰 대학을 손에 넣을 수 있었을까.

 영남대의 전신은 대구대학과 청구대학이다. 박정희 정권은 두 대학을 하나로 합쳐 1967년 영남대를 출범시켰다. 대구대와 청구대가 박정희 손에 들어간 사연이 기막히다.

 대구대는 ‘노블레스 오블리쥬’를 실천한 인물로 칭송받는 ‘경주 최부잣집’ 장손 최준이 중심이 돼 설립된 학교다. 5.16이후 발표된 ‘대학정비사업’으로 잘 나가던 대학이 휘청거린다. 이미 재산을 몽땅 털어 넣은 최준의 형편으로는 재정적 어려움을 감당하기 벅찼다.

 이때 재단이사였던 신현확(후일 국무총리)의 주선으로 삼성 이병철 회장에게 재단 이사장 자리가 돌아간다. 대학이 삼성에 넘어간 뒤 황당한 일이 터진다. 삼성이 짓고 있던 한국비료가 사카린 55톤을 건설자재로 속여 국내에 들어와 팔려다가 들통이 난 것이다. 당시 장준하 선생은 박정희를 ‘밀수 왕초’라고 부르며 사카린 밀수가 박 정권과의 밀통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맞는 얘기다. 밀수 사건으로 아버지를 대신해 구속됐던 이병철의 장남 이맹희(현 CJ그룹)는 자신의 자서전에서 이렇게 회고했다.

 “청와대는 정치자금이 필요했기 때문에 돈을 부풀리기 위해 밀수를 하자는 쪽으로 합의했다. 밀수현장은 내(이맹희)가 지휘했으며 박 정권은 은밀히 도와주기로 했다.”

 삼성의 약점을 포착한 박 정권은 이후락을 보내 대구대학을 정부에 넘기라고 압박했다. 이병철은 독박을 쓴 채 한국비료와 대구대학을 박 정권에게 넘겨주는 것으로 구속을 면할 수 있었다.

   
                 <청년을 걱정했던 '아름다운 독지가' 대구대 설립자 최준과 청구대 설립자 최해청 선생>

 대구대는 ‘사카린 사건’을, 청구대는 ‘건설사고’ 빌미로 5.16정권에 넘어가

 청구대학이 박 정권에 넘어간 사연도 기구하다. 근로자들을 위한 야간대학으로 출범한 청구대는 부친이 청도군수를 지냈던 최해청에 의해 설립된 학교다. 재정적 어려움이 있었던 최해청은 설비투자를 늘리라는 박 정권의 압박과 경리직원의 비리사건 때문에 학장직에서 물러난다.

 1967년 6월 청구대의 운명을 결정짓는 사건이 터진다. 본관 신축공사 현장에서 건물이 무너져 수십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회계 비리에다 대형 참사까지 어어지자 잔뜩 겁을 먹은 새 임원진은 설립자 최해청에게 한 마디 상의도 없이 박 정권에 대학을 통째로 헌납하는 것으로 죄를 탕감 받으려 했다.

 최해청은 대학을 돌려 달라고 애원하기 위해 교육분야 자문을 해주며 안면을 익혔던 박정희를 찾아간다. 하지만 대학을 손에 넣으려 마음을 굳힌 박정희가 그를 만나 줄 턱이 없었다.

 대구대학은 사카린 사건을 빌미로, 청구대학은 회계비리와 건설 사고를 트집잡아 손에 넣은 것이다. 당시(1967년) 자산가치 20억원의 대구대와 15억원의 청구대가 고스란히 박정희 손에 들어간 것이다.

 영남대 잘 나가는 대학이 되다

 박 대통령의 영향력은 건재하다. 20년 동안 관선이사 체제로 운영되던 영남대가 2009년 정상화되며 ‘교주의 딸’의 복귀 문제가 논란이 된다. 재단 이사 7명 중 4명에 대한 추천권을 ‘교주의 딸’에게 위임하는 것으로 결론을 낸다. 사실상 영남대의 ‘통치권’은 박 대통령에게 있는 셈이다.

 ‘박근혜 효과’ 덕분일까. ‘박정희로 통하는 시대’이기 때문일까. 최근 들어 영남대는 ‘잘 나가는 대학’이 됐다. 정계와 재계, 금융계에서 이미 ‘큰 세력’을 형성하고 있다. SKY 대학 출신 못지않은 위용이다.

 KB, 신한, 우리, 하나 등 4대 금융그룹 부사장 이상 고위임원들의 출신대학을 분석한 자료를 보면 영남대의 약진은 놀라울 정도다. 서울대(23명), 고려대(16명)에 이어 9명으로 3위를 차지했다. 연세대와 서강대를 앞섰다. 주목을 끄는 건 신한그룹. 영남대 출신이 6명이나 포진해 있다. 어떤 내막이 있는 걸까.

   
   











 

 

 
 재계에서도 영남대의 약진이 눈부시다. 500대 기업 최고경영자들의 출신대학 분석표에서도 영남대는 상위권에 속한다. 14명을 배출해 지방 대학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재계-금융계, 영남대 출신 지방대학 중 1위

 정부내 파워엘리트도 상당수다. 정부부처 1급 이상 241명의 출신대학을 분석한 서울신문의 보도에 의하면 영남대 출신은 모두 7명으로 지방대학 가운데 으뜸이다. ‘지방 명문’이라는 부산대(4명)을 앞서며 육사에 이어 8위에 올랐다.

   

 정계에도 막강한 인맥을 형성하고 있다. 영남대 출신으로 영남대 교수를 지낸 최외출은 박 대통령의 복심으로 통하는 인물이다. ‘박정희학’의 선구자로 박정희정책새마을대학원을 설립하기도 했다. 대선 캠프에서 기획조정특보로 활약한 바 있다. 현재 대구에 내려가 있지만 그의 영향력은 여전하다.

 대선 때 박근혜 후보와 소설가 이외수씨의 면담을 주선한 것도, 안대희 전 대법관을 만나 영입 제안을 한 것도, 한광옥 전 민주당 대표와 인요한 연세대 교수의 영입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도 모두 그의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박근혜와 최외출 / 30년 동안 이어져 온 인연이다.>

 정계에도 영남대 파워 막강

 새누리당 소속 김광림, 주호영, 전재희, 김상훈, 이완영, 김장실 의원 등이 영남대 출신으로 친박세력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다. 김관용 경북지사,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이양호 농촌진흥청장, 이채필 전 노동부장관, 이현동 전 국세청장, 이채욱 전 인천공항사장, 이관훈 CJ그룹 사장, 국정원 댓글사건 축소수사 의혹을 받고 있는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 등도 영남대 출신이다.

   

 한국공항공사 사장으로 내정돼 노조와 갈등을 빚고 있는 김석기 전 서울경찰청장도 영남대를 나왔다. 용산 참사를 일으킨 장본인으로 논란이 됐던 인물이다. 경찰 출신이 공항공사 사장으로 내정된 건 전문성을 고려하지 않은 전형적 ‘낙하산 인사’라는 비난도 거세다. 용산 참사 유가족과 여론의 반대 목소리도 높다. '김석기 내정'은 박 대통령의 ‘불통-오기’ 인사의 전형을 보여준다.

 김용준 총리후보, 김종훈 미래부장관 후보, 김병관 국방부장관 후보, 윤창중 전 대변인, 김기춘 비서실장 등의 인선에서 보여준 ‘불통-오기’ 인사가 최근 들어 다시 재연되고 있다. ‘불통-오기’ 인사 ‘시즌2’가 시작된 셈이다.

 ‘불통-오기’ 인사의 전형 ‘김석기 내정’, 그도 영남대

 비리 전력이 있으면 공천하지 않겠다는 국민과의 약속이 깨졌다. 두 차례 비리혐의로 형사처벌 전력이 있는 서청원 전 대표를 보궐선거 후보로 공천했고, 불법 정치자금으로 유죄를 선고 받았던 홍사덕 전 의원은 민화협상임의장이 되며 부활했다. 모두 친박 원로에 대한 예우 차원이다.

   

 영남대 출신 김석기를 한국공항공사 사장으로 밀어붙이고, 뉴라이트 역사 편향의 ‘원조’로 알려진 유영익과 이배용을 각각 국사편찬위원장과 한국학중앙연구원장에 앉혔다.

 박 대통령의 ‘불통-오기’ 인사 스타일이 계속된다면 ‘박정희-박근혜 대학’으로 알려진 영남대 출신들의 중용과 인사 배려에 가속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반대 여론이 비등한 김석기를 공항공사 사장에 내정한 것만 봐도 향후가 어떨지 짐작이 가능하다.

 독지가들의 피와 땀으로 설립된 대학을 억압적 분위기에서 상납 받아 아버지는 ‘교주’로 추앙 받고, 딸은 사실상 ‘이사장’이나 다름없는 위치에 있다. 현재에도 재단이사 과반 이상의 추천권을 ‘교주의 딸’이 행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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