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안전’을 넘어 식품 ‘안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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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안전’을 넘어 식품 ‘안심’으로
  • 이영순 서울대 교수(공중보건학)
  • 승인 2010.01.18 23:52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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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우병 쇠고기, 쓰레기 만두, 기생충 알 김치 등 최소한 1년에 한 건씩 식품안전 문제가 매스컴에 등장해 온통 우리 사회를 식품안전 논란으로 몰아가고 있다. 이러한 식품 위해 사건이 한 번씩 매스컴에 보도될 때마다 소비자인 국민은 불안감을 가지게 되고, 해당 식품을 극도로 기피하게 돼 업계에 커다란 피해를 주고 있다.
 그렇지만 실제 그 여러 번의 식품 위해 사건으로 우리 국민이 사망하거나 병원에 입원하거나 식중독이 발생한 적은 극히 드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이 그렇게 불안해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정부의 미숙하고 안이한 대응도 문제지만, 언론의 과열보도는 국민에게는 거의 위험 공포(Risk Fear)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고 언론의 보도태도가 달라질 것 같지는 않다.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 이영순 교수(공중보건학)
 영국을 중심으로 발생했던 광우병 사태 이후, 세계 각국은 식품위생행정시스템을 많이 바꾸었다. 광우병은 소를 잡을 때 버려지는 두개골이나 척추, 내장 등을 가루 내어(육골분), 다시 소의 사료로 썼기 때문에 생겨난 질병이다. 이는 과학자들의 연구결과에 따라 강행된 일이었다. 그렇지만 소에게 자기 동족의 고기를 먹게 한 것이 커다란 실수였다. 소가 소를 잡아먹게 한, 자연생태학 상으로는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일을 벌인 것이다.
 이를 윤리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대해서 육골분을 소사료에 첨가하지 않은 스웨덴, 노르웨이 등의 국가에서는 광우병 발생이 거의 없었다. 환경 친화적이면서도 자연생리학에 위배되지 않는 윤리가 과학 위에 있음이 입증된 사건이다.

 그렇지만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질병이 생겨나면 많은 사람이 공포감을 가지게 되고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상으로 받아들이기 쉽다. 원래 100% 안전한 식품이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식품위생학에서는 말하고 있다. 모든 식품은 다소간의 위험은 있지만, 우리 인류가 먹어왔던 경험과 과학적 안전기준을 전문가들이 정하고(Risk Assessment), 그것을 정부가 받아들여 법령과 시행규칙을 만들어 공무원들로 하여금 검사하게 해서 제조, 수입된 식품의 식용판단 여부를 가려내고 있다.(Risk Management) 여기에다 광우병사태 이후 더욱 중요성을 더해가고 있는 것이 위험 소통(Risk Communication, RC)이다.
  어떠한 위험이라도 사실을 많이 알릴수록 실제 그 위험이 발생했을 때 공황사태를 막을 수 있다. RC는 정부, 전문가, 소비자가 다 같이 정보를 공유할 때 성공할 수 있다. 이것이 안 될 때 정부와 소비자 사이에는 불신, 단절이 생기고 잘못된 정보의 전달이 매스컴을 통해서 국민에게 강하게 인식된다. 그래서 불안을 느끼게 되고 정부를 불신한다.

 칼 하인츠 슈타인뮐러는, “우리 인류는 오늘날처럼 안전한 식품을 섭취한 적이 없었다. 그런데도 소비자가 지금보다 더 불안했던 적도 없었다. 그 이유는 불신이다”라고 말했다. 문제는 불신이다. 이 불신을 해소하기 위한 방법으로 RC기법이 도입됐다. RC를 정책담당자들은 홍보와 교육으로 잘못 생각하고 있지만 RC는 대중교육이나 홍보에 그치지 않는다.
 소비자에게 있는 그대로의 과학적 사실을 알리고 정보를 공유해 위험에 대한 판단을 스스로 하게 하는 것이다. 오늘날의 소비자는 옛날과 다르다. 전문가 못지않은 전문지식을 찾아낼 수 있고, 보다 차원 높은(예를 들면 윤리적 차원) 혜안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 정보공유체계인 RC를 10년, 20년 꾸준히 계속해 나갈 때 비로소 소비자인 국민은 정부를 신뢰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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