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도 본청 소속 공무원뿐만 아니라 일선 행정시와 각 읍면동, 주요 자생단체들과 간부들까지도 날로 고충이 늘어가는 것처럼 보인다. 그들의 얼굴은 항상 피로에 찌들어 있으며, 활기찬 모습에서 나오는 자신감이나 당당함을 찾기란 더욱 어렵다.
자신이 맡은 본연의 업무에 충실해야 할 근무시간에는 ‘뉴제주운동’, ‘신경제혁명’, ‘제주재창조의 해’라는 구호행정에 각종 결의대회와 캠페인에 참여해야 하는 것은 물론 감귤간벌과 열매솎기에도 동원되다 보니 파김치가 되어 돌아와 자신의 업무처리를 위해 야근을 해야 할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그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보면 공직사회의 일하는 조직문화에서 비롯되어 보인다. 밤늦게까지 일을 해야만 일 잘하는 직원으로 인정받는 조직문화, 국장·과장이 퇴근해야 퇴근할 수 있는 조직문화, 근무시간에 각종 도정시책의 일환으로 동원되는 관제동원문화, 근무시간 인터넷사이트 접속상황을 보고하는 감시문화, 이제는 바꿔야 할 때인 것 같다. 도전을 장려하고 실패를 포용하는 문화, 창의가 살아 숨쉬는 조직문화, 신바람 나는 일터문화로 말이다.
모든 공무원에게는 각자의 업무가 있다. 자신에게 주어진 업무를 도민을 위해서 창의적으로 일할 수 있는 조직문화로 바꿔야 한다. 자신의 재충전과 가족의 화목을 위해 저녁시간과 주말을 보내는 여유 있는 삶의 향유를 통해 나, 가족, 사회의 발전을 위해 열정을 쏟을 에너지를 얻을 수 있도록 말이다.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라는 광고 카피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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