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이제부터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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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이제부터 더 중요하다.
  • 이항영 취재부장
  • 승인 2014.06.2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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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이 2014브라질월드컵을 1무2패의 성적으로 마감했다. 국민들의 기대가 컸던 만큼 아쉬움도 많이 남는 성적이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이후 대표팀은 가장 좋지 않은 성적으로 마무리를 지었다. 대표팀이 브라질월드컵에서 드러낸 문제점과 희망들을 짚어보려 한다.

 원 팀(ONE TEAM)을 만들 시간이 부족했다

   
▲ 필자 이항영
 대한민국 축구의 문제점을 큰 틀에서 봤을 때는 대표팀 감독 선임문제가 크다. 조광래 감독의 경질 후 고사하는 최강희 감독을 밀어부쳤고, 최 감독은 결국 월드컵 지역예선까지 대표팀을 맡겠다는 조건부(?!) 수락을 했다. 여기서 부터 일이 꼬였다. 최 감독은 우여곡절 끝에 월드컵행 티켓을 따냈고, 이 과정에서 수 많은 비난에 시달려야 했다. 결국 최 감독은 약속대로 대표팀 감독에서 물러났고 2013년 6월 월드컵을 불과 1년여를 앞둔 시점에서 홍명보 감독을 선임했다.

 월드컵이라는 큰 대회를 앞두고 1년이란 시간은 너무도 짧았다. 선수발굴을 위한 시간과 후보군의 선수들을 평가전에서 투입해 전술을 시험해 볼 시간들 모두 부족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 동메달의 성과는 짧은 시간동안 이루어 진 것이 아니다. 2009년 U-20월드컵에서 홍 감독은 8강의 성과를 이뤘었다. 그 때의 선수들이 자연스럽게 성장해 12년 올림픽 대표팀 멤버가 되었고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1년의 시간동안 월드컵을 준비하면서 결국 홍 감독은 지신이 가장 잘 알고 전술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선수들을 선발했고 그 결과 '엔트으리' 논란으로 이어지면서 어수선한 출정식을 가졌었다. 그리고 그 결과 브라질에서는 조별예선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월드컵 본선에서도 실전 감각이 떨어진 '박주영 카드'를 이어간 홍 감독의 고집은 아쉽다. 하지만 이번 월드컵의 실패를 홍 감독 개인의 책임으로만 돌리는 것도 무리가 있다. 본격적인 시험대는 2015년에 열리는 아시안컵과 2018러시아 월드컵 지역 예선이 되어야 한다. 지금은 많은 질타보다 수고한 선수들과 코칭스태프에게 박수를 보내주고 좀 더 지켜볼 시간이 필요하다.

 리더의 부재가 아쉽다.

 이번 월드컵 본선에서 가장 아쉬운 점은 팀의 구심점을 잡아 줄 확실한 리더가 없었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대표팀에는 본선무대를 처음 밟아보는 선수들이 많았다. 월드컵이라는 큰 무대에서는 개인적인 기량도 중요하지만 경험도 무시할 수 없다. 그런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선수가 박주영이었지만 개인적으로 폼이 너무 떨어져 자신의 컨디션을 조절하는 것마저 힘겨워 보였다. 박주영은 "우리팀에는 한 사람의 리더가 없다. 팀원 모두가 리더이다"란 말을 했지만, 알제리 전에서 경기 초반 흔들리는 대표팀을 잡아 줄 수 있는 선수가 있었더라면 전반전에 힘없이 무너지진 않았을 것이다.

 또한 대표팀이 경기 중에서 서로 소통하는 모습도 많이 부족해보였다. 90분동안 공수간격을 유지하고 공간압박을 위해서는 선수들의 유기적인 대화가 필요했는데 선수들이 그 부분에서는 소극적이었다. 이런 부부들에서 크게 하나로 선수들을 묶는 리더의 부재가 아쉽다.

 대표팀 특유의 장점이 사라졌다.

 2002년을 기점으로 대표팀이 월드컵 본선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한 활동량이었다. 부족한 개인의 기량을 상대팀 보다 한발 더 뛰면서 공간을 압박하는 전술적 움직임이 키워드였다.

 하지만 앞선 두 경기에서 우리 대표팀의 활동량은 전체32개국 중 29위였다. 특히 우리팀이 볼을 소유하고 있을 때 공간을 창출하거나 공을 받아주러 오는 활동량이 너무 부족했다. 그 결과 패스할 공간이 없었고 선수들은 드리블을 길게 이어나갈 수 밖에 없었다.

 선수들의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은 점 역시 아쉽다. 이청용은 소속팀의 살인적인 일정으로 인해 정작 본선에서는 지쳐보였다. 공격수의 부진 속에서 손흥민과 더불어 이청용이 살아났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하지만 미래의 기대주들을 봤다.

 이번 대회의 큰 수확은 손흥민과 김승규였다. '슈퍼 탈렌트' 손흥민은 알제리 전에서 골을 기록하면서 다시 한번 재능을 입증했다. 러시아 전에서도 고군분투 했다. 비록 벨기에 전에서는 몸보다 마음이 앞서 다소 부진했지만, 이제 23살이다. 손흥민의 경기력은 대표팀의 큰 성과 중 하나였다.

 부진했던 정성룡을 대신해 벨기에 전에 선발 출장한 김승규 역시 좋은 모습을 보이면서 골키퍼 세대교체를 향해 한발 내딛었다. 1실점 하긴 했지만 공중볼 처리와 빠른 판단으로 전체적으로 안정적인 경기를 펼쳤다.

 그리고 이번 월드컵에 처음으로 출전해 3경기 연속 호흡을 맞춘 김영권과 홍정호도 아쉬운 모습을 많이 연출했지만 앞으로 더욱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이번 대회의 경험이 중요 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이번 대표팀은 평균 연령이 어렸기 때문에 선수들이 큰 경험을 해봤다는 것은 분명 긍정적이다. 물론 월드컵은 경험을 쌓는 것이 아닌 결과를 내는 토너먼트 대회지만 아픈만큼 성숙해지는 것이다. 이번 월드컵의 실패가 대표팀을 한단계 발전 시키는데 큰 역할을 해주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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