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여행> 전포동에서 향긋한 커피 한 잔 하고, 성지곡 걸으며 동물과 추억 만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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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여행> 전포동에서 향긋한 커피 한 잔 하고, 성지곡 걸으며 동물과 추억 만들고...
  • 이예원 기자
  • 승인 2015.02.27 10: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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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포동 공구상가, 개성 넘치는 '카페촌' 새 옷. '더 파크' 가족나들이 제격 -

 부산은 대중교통 환승체계가 대체적으로 잘 짜여있는 도시다. 버스, 도시철도, 마을버스를 잘 이용하면 부산 어디에서라도 목적한 곳에 갈 수가 있다.

 '시내버스로 만나는 부산', 이번 코스는 부산진구 초읍에서 서면, 대청동을 거쳐 구덕운동장까지 운행하는 81번 버스를 타고 부산을 만난다. 이 노선으로 만나볼 수 있는 곳은 전포동 카페거리와 ·더 파크' 동물원 등이 대표적이다.

                    공구골목에서 카페거리로 화려한 변신

   

 서면에서 버스를 내려 부전도서관 쪽으로 길을 잡는다. 부산진구 전포동 전포대로. 부전도서관 맞은편 골목에는 '전포카페거리'로 불리는 골목이 동그마니 숨어있다.
 전포성당을 중심으로 5∼6블록에 작고 깔끔한 카페가 군데군데 밀집해 있는 것. 서면 번화가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이곳은 조용하게 쉴 곳을 찾는 젊은이들에게 요즘 크게 인기를 끌고 있다.

 원래 이곳은 기계공구와 부품을 파는 가게들이 몰려있던 '공구골목.' 그러다 공구상가들이 하나둘 떠나면서 골목 전체가 슬럼화됐다. 때문에 주위환경도 열악하고 우범지대로 낙인찍혀 사람 발길마저 끊겼던 곳.

 그러던 것이 요 몇 년 사이 개성 있고 낭만적인 카페와 레스토랑이 하나둘 들어서기 시작하면서 '카페골목'으로 자리 잡게 된 것.
 '커피가 맛있다'는 소문에 중 · 장년층들까지 가세하면서 자연발생적으로 '전포카페거리'가 형성되기 시작한 것이다.

 20∼30대 청년층을 중심으로 유동인구가 늘어나면서 현재 30여개의 작은 카페와 다양한 상점들이 들어섰다. 골목마다 올망졸망한 '문화카페'가 들어서고, 골목을 타고 구수한 커피향이 흩날리는 '커피 볶는 집'과 미국식 스테이크 레스토랑, 외국인들이 자주 찾는 '비어 바'와 '클럽'이 성업 중에 있다.

 작은 카페에 들어가 앉는다. 실내가 따뜻하고 편안하다. 직접 원두를 볶아 커피를 내리는 곳이다. 갓 볶은 커피향이 은은하게 몸을 감싼다. '케냐' 한 잔 주문 한다. 커피 한 모금에 서서히 몸이 풀리며 나른해진다. 한참을 감미로운 재즈음악에 몸을 맡기며 그윽한 커피 맛에 심취하는 시간이다.

                         123여종 동물 보며 즐기는 '더 파크'

   
▲ '더 파크'를 찾은 시민들이 사육사와 함께 나들이 나온 동물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서면을 지나 초읍 '어린이대공원' 입구에 내린다. 휴일이라 그런지 나들이 나온 사람들과 산을 찾는 등산객들로 북적인다.
 어린이대공원으로 들어선다. 거리 악사들의 '어린이 돕기 자선공연'과 노인들을 위한 '어르신 무료급식'으로 공원광장은 한창 활기를 띠고 있다.

 백양산 기슭에 자리 잡은 '어린이대공원'은 자연경관이 수려하고 각종 수목이 울창해 '도심 속의 공원'으로 많은 시민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어린이회관, 학생교육 문화회관, 성지곡 수원지, 백양산 삼림욕장, 각종 휴게시설 등을 갖추고 있다.

 특히 2014년에는 부산 유일의 동물테마파크인 '더 파크' 동물원이 개장해 어린이들에게 더욱 사랑을 받고 있다. '어린이대공원'은 현재 부산시 문화재 제32호로 지정, 보호되고 있다. 면적은 약 495만㎡.

 '더 파크' 동물원으로 향한다. 추운 날씨에도 많은 가족들이 동물원으로 입장하고 있다. 부모의 손을 잡은 아이들의 입가에는 환한 미소가 번져난다. 무엇이 좋은지 '까르르∼ 까르르∼' 즐거운 웃음들이다. TV에서만 보던 동물들을 만나러가는 기대감이 꽤나 크리라.

 대자연 속 동물과의 교감은 어린이들의 성장발육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동물원은 어린이들에게 꿈과 모험심을 심어주고 생명존중을 일깨워주는 살아있는 체험교육시설이기도 하다.

                      양떼목장 등 동물 체험 프로그램 풍성

   

 123종 1천200여 마리의 동물들이 살고 있는 '더 파크' 동물원은 포유동물 중심의 '워킹 사파리'를 비롯해 파충류 동물들이 모여 있는 '드래곤 캠프', 다양한 새들을 관찰할 수 있는 '버즈 캠프' 등으로 나뉜다.

 그 외 양몰이 개가 양떼를 모는 광경을 지켜볼 수 있는 '양떼 목장', 미니돼지, 염소 등 귀여운 동물들이 사파리 주위를 어린이들과 함께 도는 '애니멀 퍼레이드', 아기 토끼, 기니피그 등을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는 '사파리 유치원' 등 다양한 동물 체험프로그램들도 갖추고 있다.

 '워킹 사파리'로 향한다. 어린이들의 탄성과 즐거운 비명이 온 사파리에 울려 퍼진다. 여간 신기하고 좋은 게 아닌가 보다.
 각각의 사육장에는 많은 가족들이 동물과 함께 사진을 찍느라 분주하다. 특히 따뜻한 햇볕 속에서 옹기종기 해바라기 하고 있는 사자와 호랑이가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흑표범이나 히말라야 곰처럼 보기 드문 동물들과 입을 크게 벌리고 잠자고 있는 카이만 악어, 따뜻한 목욕탕에서 목욕을 즐기고 있는 일본 원숭이, 큰 귀를 쫑긋거리며 통통 튀듯 뛰어다니는 사막여우, 사육장 주위를 계속 왔다갔다 서성거리는 늑대, 어린이들이 주는 과자를 코로 받아먹는 코끼리, 목이 긴 기린, 낙타, 캥거루 등 수많은 동물들이 어린이들 마음을 흠뻑 빼앗고 있다.

 한 무리의 사람들이 탄성을 지른다. 가만 보니 맑은 날씨에 눈이 내린다. 동물원 측에서 이벤트 행사로 사파리 곳곳에 인공 눈을 뿌리고 있는 것. 아이들이 깡충깡충 뛰며 몹시도 좋아한다. 곧이어 미니돼지, 양, 염소들이 예쁜 옷을 입고 사파리를 돈다. 그 뒤를 온가족이 즐거이 따라 나선다.

 워킹 사파리 위쪽의 하늘목장. 한창 양몰이 개가 양떼를 몰고 있다. 흥겨운 음악 속, 개들의 지시에 따라 수십 마리의 양떼들이 일사분란하게 목장 주위를 맴돈다. 그들의 쫓고 쫓기는 술래잡기에 사람들의 얼굴에는 저마다 흥미진진함이 가득하다.

 자연과 사람, 그리고 동물들이 어우러지고, 어린이와 동물들의 따뜻한 시선이 서로 아름다운 곳. 온가족이 다함께 즐거운 하루를 보내면서 자녀들의 자연체험교육의 장소로도 안성맞춤인 동물원. 어린이들의 밝은 얼굴이 부산의 내일을 보는 듯하다.

                          도심 속 자연 느끼는 성지곡수원지

   
▲ 성지곡수원지
 동물원에서 나와 어린이대공원 숲 속 길을 걷는다. 맑고 청량한 공기가 온몸으로 쏟아져 들어온다. 참으로 상쾌하고 넉넉해진다. 아름드리로 쭉쭉 뻗은 삼나무 숲을 지나 얼마를 걷자 '성지곡수원지'가 나온다.

 성지곡수원지 댐 위에 선다. 수심 깊은 수원지의 물길이 에메랄드빛으로 그윽하다. 바람이 수면 위로 파르르∼물결을 일으킨다. 수원지 호수 위로 백조 몇 마리와 가창오리 떼가 떠다닌다. 먹이를 찾는 것인지 계속해서 물 속 자맥질에 여념이 없다.

 성지곡수원지는 1909년 부산지역 식수공급을 위해 만든 국내 최초의 콘크리트 댐이자 근대적 상수도 시설이다. 제방 길이는 112m에 제방 높이는 27m, 저수량은 약 61만t이다. 2008년 7월 3일 등록문화재 제376호로 지정됐다.

 계곡과 호수를 연결하는 다리 아래에는 수많은 비단잉어와 금붕어들이 떼지어 유영하고 있다. 다리 위 연인들이 던져주는 먹이를 먹기 위해 몰려든 것이다. 사람들도 퍼덕이는 고기 떼를 구경하느라 오가던 발길을 멈추고 바라본다.

 산책로를 벗어나 백양산 쪽 산길을 오른다. 곧이어 '만남의 숲'과 만난다. 사람과 자연이 만나고, 나무와 바람이 만나고, 숲과 계곡이 만나는 곳. 그리고 사람이 숲에 들며 사색과 고독을 만나는 장소이기도 하다.

                             편백나무 울창한 산림욕장 시민 즐겨찾아

   

 참나무 숲에는 낙엽들이 한 뼘치나 켜켜이 쌓여 걸을 때마다 기분 좋은 소리로 바스락댄다. 낙엽을 밟으니 멀리서 산새소리가 들리고 바람에 나뭇가지 스치는 소리 또한 그윽해진다. 가문비나무 사이로는 옅은 햇살이 얼핏 비치고 그 사이로 한적한 오솔길도 길게 끊어질 듯 이어진다.

 곧이어 백양산 삼림욕장. 1990년 부산 최초로 조성한 삼림욕장으로 싱그러운 편백나무들이 울울창창하게 숲을 이루고 있다. 수원지가 훤히 조망되는 뛰어난 자연경관과 아름다운 산책로와 오솔길, '시가 있는 숲', '명상의 숲' 등 호젓한 휴식공간도 잘 갖춰져 있다.

 백양산 중턱을 굽이굽이 돌아드는 코스라 산의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어서 흥미로운 이곳은, 특히 인체에 유익한 피톤치드와 음이온이 다량 배출되어 사람들 발길이 잦은 곳이기도 하다.

 숲으로 깊이 들자 갑작스레 적막하다. 모든 소리가 잠시 눈을 감는다. 곧이어 숲의 바람이 얼굴을 스치자 온몸의 감각이 자연을 향해 문을 연다. 자연과 하나가 되는 시간, 멀리 숲 속 계곡에서 물소리 아련하다.
  < 글 최원준 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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