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소처럼, 추처럼 균형을 추구한 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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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소처럼, 추처럼 균형을 추구한 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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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6.04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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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소중한 한 표 잘 행사하셨습니까?
 서울, 충남, 제주 등 광역자치단체장 선거는 그야말로 손에 땀을 쥐게 했습니다. 불꽃 튀는 대결이나 살얼음판, 즉 박빙(薄氷)의 승부라는 말이 어울리는 그런 선거였지요?
 저는 선거 때마다 경탄을 합니다. 만나는 사람 한 명, 한 명은 극단적인 주장도 하고 턱없는 얘기도 하는데, 이들의 목소리를 다 합치면 뚜렷한 메시지가 형성됩니다.

 이번 ‘풀뿌리 민주주의 선거’에서는 첫째,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에 대한 꾸짖음이 들렸습니다. 혼자 가지 말라는 타이름 같기도 했습니다. 한나라당으로서는 패배가 충격적이겠지만 어느 정도 예견되지 않았습니까? 시민의 고통지수(苦痛指數)가 표심으로 나타났다고나 할까요? 한나라당은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의 위기 해소에 덜 적극적으로 보였고 교육, 실업 등의 문제를 다독거리지 않는 것으로 비쳤습니다. 이런 문제에 덜 민감한 계층보다 절실한 사람이 더 적극적으로 투표한 측면도 커지요.

 둘째, 올드 미디어의 한계가 고스란히 드러났습니다. 신문, 방송 여론조사 예측이 무참하게도 빗나갔습니다. 주류 신문의 여당에 대한 암묵적 지원도 거의 효과를 보지 못했습니다. 인터넷에서는 한나라당이 이미 한 달 전부터 패자(敗者)였습니다. 웹2.0에서 벌어지는 소통의 세계를 가볍게 본 대가를 혹독히 치렀다고나 할까요? 반면 민주당은 온라인에서 공격적인 선거PR을 펼쳐 효과를 거뒀습니다.

 셋째, 한나라당과 보수층의 방심이 선거결과로 이어진 것 같습니다.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인데도 한나라당의 상당수 당직자들은 승리를 기정사실화했지요. 이윤성 전 국회부의장의 “천안함 사건이 다행히도 인천 앞바다에서 일어났다”는 망발이 대표적이겠지요.

 넷째, 노무현 정부의 용사(勇士)들이 대부분 승리했거나 예상 외로 선전했습니다. 오전6시 현재 한명숙 후보가 근소한 차로 뒤지고 있지만 이 정도면 이긴 거나 진배가 없다고 봅니다. 민심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민에 대한 배려’를 잊지 않고 있습니다.

 이번 선거를 보면서 개인적인 소회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민심은 참 무섭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방송 토론회를 보면서 느낀 점들이 이전의 여론조사에는 반영되지 않았지만 표심으로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끊임없이 균형을 만드는 민심,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둘째, 이번 선거 결과 대구경북과 호남을 제외하고는 모두 박빙의 승부였으므로 승자는 자신의 지지자만큼이나 많은 사람이 상대편을 지지했다는 점을 명심하기를 바랍니다.

 셋째, 뜬금없이 들릴지 몰라도, 돈 덜 드는 선거에 대한 논의가 왜 멈췄는지 모르겠습니다. 선진국에서도 플래카드, 벽보 등에 이렇게 많은 돈을 쓸까요? 선진국에서는 지지자가 집 마당에 “◯◯◯를 지지한다”는 내용의 푯말을 박지만 후보자가 만든 플래카드가 온 도시를 덮는다는 것은 생각하지 못하지요.

 마지막으로 이번 선거를 계기로 정부 여당은 우리 사회의 그늘진 곳에 좀 더 신경 쓰기를 빕니다. 민심은 천심, 정부여당이 민심 탓을 할 만큼 어리석지는 않겠지요? 경제 위기는 비교적 잘 해결해 왔으므로, 이제는 국민의 아픈 곳을 다독거리는 데에 좀 더 신경을 쓰기 바랍니다. 그늘의 고통과 신음에 좀 더 귀 기울이기를 빕니다. 6.2 지방선거, 우리 사회가 좀 더 따뜻해지도록 하늘이 도와주신 것이라고 믿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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