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WC B조 2위로 한국이 유력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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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WC B조 2위로 한국이 유력한 이유
  • 리차드 졸리
  • 승인 2010.06.09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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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탈사커=볼턴(영국)] 모든 월드컵은 다양한 선입견을 가진다. 예를 들어, 브라질은 항상 우승 후보 일순위이고, 아르헨티나에는 수많은 재능들이 넘치며, 독일은 약한 전력에도 불구하고 최소한 8강 이상은 올라간다는 식이다.

 한국에 대한 선입견도 존재한다. 그들에게 있어서 이번 남아공 월드컵은 7회 연속으로 참가하는 대회다. 기록에서만 보면 한국은 잉글랜드, 프랑스, 네덜란드, 포르투갈보다 앞선다. 하지만, 한국은 자국에서 열렸던 2002년 월드컵을 제외하고는 조별리그 통과에 성공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월드컵에 있어서 한국에 대한 선입견은 '참가에 의의를 두는 팀'이라는 것이다.

 이번 남아공 월드컵에서도 한국에게 떨어진 지상과제는 분명하다. 원정 개최 대회에서 한번도 밟아보지 못했던 16강 고지에 오르는 일이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남아공을 무대로 반드시 역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 생각해보면, 그들은 2006년 독일에서 이미 그들이 단순히 운 좋은 월드컵 단골손님이 아니라는 사실을 입증했다. 독일에서 한국은 조별리그 탈락에도 불구하고 1패만 허용했을 뿐이다.

 물론 쉽지 않은 목표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불가능하지도 않다. 현재 B조 내의 경쟁 구도는 이번 월드컵 조편성에서도 가장 치열하다. 리오넬 메시, 디에고 밀리토, 세르히오 아구에로, 곤살로 이과인, 카를로스 테베스, 하비에르 마체라노 등 슈퍼스타들을 보유한 아르헨티나만 독보적일 뿐, 나머지 세 팀은 안개 정국이다. 실력도 독보적인데다 '천방지축' 디에고 마라도나가 지휘봉을 잡고 있는 탓에 아르헨티나가 조별리그 3경기에서 도대체 어떤 경기력을 보여줄 지는 아무도 예측 불가능이란 점이 더 문제다.

 어쨌든 아르헨티나를 조 수위로 가정하고 난 뒤의 2위 자리를 놓고 펼치는 3개 팀들간의 싸움은 정말 흥미진진하다. 나이지리아, 그리스, 한국이 전혀 다른 스타일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아프리카 대륙에서 개최되는 탓에 나이지리아가 지리적 이점을 취할 수 있다고 볼 수 있지만, 라스 라예르베르크 감독의 준비기간이 불과 3개월에 불과했고 간판 미드필더 존 오비 미켈을 부상으로 잃었다는 점이 불안 요소로 남는다.

 유로2008에서 부진했던 그리스는 유럽 지역예선 플레이오프에서 지난 대회 본선 진출국이었던 우크라이나를 벼랑 끝에서 꺾고 본선행 티켓을 잡았을 정도로 강한 집중력이 돋보인다. 전반적으로 플레이 스타일이 끈질기고 수비적이어서 상대하기 까다로운 팀이지만, 강팀을 상대로 한 득점력에서는 다소 처지는 느낌도 없지 않다.

 마지막 주자인 한국으로서는 쉽지 않은 상대들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한국도 16강 진출을 꿈꿀 수 있는 충분한 환경들이 조성되었다. 우선 경기 일정이 매우 유리하다. 첫 경기에서 그리스를 만났기 때문에 일찌감치 1승을 거둘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나이지리아와 마지막에 맞붙는 것도 대단한 행운이다. 왜냐면, 적어도 한국은 자신들의 운명을 자력으로 결정 지을 수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그리스는 마지막 경기에서 아르헨티나를 만나게 된다. 이는 분명히 앞선 두 경기에서 뭔가를 해결해야 한다는 뜻이다.

 또 하나의 긍정적 예측 근거는 한국 대표팀의 신구 조화가 대단히 잘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해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 모두가 전성기를 지나 하락세에 접어든 게 아니라 지금이 최전성기에 있거나 기량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경우들이다. 이청용과 기성용, 박주영은 한국 축구의 미래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빠르게 커나가고 있다. 과거 4강 진출에 성공했을 당시보다 팀 전력 자체가 더 나은가에 대해서는 고민의 필요가 있지만, 어쨌든 선수단의 퀄리티 자체는 확연히 좋아졌다.

 무엇보다도 마음가짐 자체가 다르다. 그리스와 나이지리아는 자신들이 충분히 16강에 "오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에 비해 한국 선수들은 "반드시 올라야 한다"라는 마음가짐이다. 조별리그 통과를 당연시 하는 팀들과 달리 한국은 원정 16강 진출 성공을 통해 아시아 축구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팀으로 거듭나려는 역사적 사명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선수들의 동기부여는 단기 토너먼트 대회에서 사소하지만 결정적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는 부분이다.
 글=리차드 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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