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를 갈망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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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를 갈망하지만
  • 김동길
  • 승인 2015.09.14 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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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은 누구나 평화를 원합니다. 개인도 그렇고 집단도 그렇습니다. 민족도 그렇고 국가도 그렇습니다. 인류는 줄곧 평화를 원한다면서 대부분의 세월을 전쟁으로 낭비하였습니다.
 전 세계가 완전히 평화로웠던 때는 하루도 없었습니다. 그것은 마치 우리 각자의 삶 속에 완전무결하게 평화로웠던 날은 하루도 없었다는 말과 일치합니다.

 개인의 욕심이나 야망이 전쟁의 원인을 제공한 사실을 부인할 수가 없습니다. 알렉산더 대왕, 쥴리우스 시저, 보나파르트 나폴레옹, 카이제르 월헬름 2세, 아돌프 히틀러가 모두 전쟁 도발자로 낙인이 찍혀도 할 말이 없습니다. 위인이나 영웅호걸이 다 전쟁으로 말미암아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된 것입니다.

   
▲ 김동길 박사
 개개인의 삶에 완전히 평화로운 때가 있었는가? 솔직히 말해서, 없었습니다. 영국 시인 워즈워스(William Wordsworth, 1770-1850)가 동경해 마지않던 그 ‘순박하고 경건했던 어린 시절’은 잠깐이었습니다. 아버지, 어머니가 매우 젊고 우리가 매우 어리던 그 한 때밖에는 평화를 경험한 바가 전혀 없습니다.

 유치원에 들어가면서부터 싸움은 시작되었습니다. 어떤 모양의 경쟁이던 경쟁도 싸움입니다. 그 욕심 없이는 인류의 진보나 발전이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지만 경쟁도 일종의 전쟁이어서 승자도 패자도 다 평화를 잃고, 패배한 사람은 물론 승리한 사람도 괴롭기만 합니다.
 세계 평화를 위해 국제연맹이니 국제연합이니 하는 세계적 기구가 탄생했지만 전쟁을 방지할 능력이 없어서 크고 작은 전쟁의 뒤치다꺼리나 하면서 겨우 명목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유엔 무용론’도 대두된 지 오랩니다.

 이 세상에는 평화가 없습니다. 일제시대에 태어나서 큰 전쟁을 두 번이나 겪은 나 같은 사람은 더욱이 평화의 소중함을 절실하게 느끼지 아니할 수 없습니다. 오늘도 그렇습니다. 그러나 김정은이 입만 벌리면 “남조선을 불바다로 만들겠다”고 협박‧공갈하는 이 마당에 평화를 운운하는 그 자체가 쑥스럽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평화는 내 마음 속에 나 혼자 성을 쌓고 지켜야 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오늘 아침에는 찬송가 475장 “이 세상은 요란하나”를 1절만 불러봅니다.

 이 세상은 요란하나 내 마음은 늘 편하다
 구주의 뜻 준행하니 참 기쁜 복 내 것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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