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국정감사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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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국정감사 유감
  • 권연구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 대변인
  • 승인 2016.10.14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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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흔히 국회의원을 일러 선량이라 하는데 이 말의 어원은 중국 한나라 시대 지방 군수가 조정에 관리를 선발하여 천거한 사람을 일러 선량이라 일컫는데서 유래하였다.

 20대국회 첫 국정감사가 김재수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의 해임 건의안을 둘러싼 파행과 우병우, 최순실 등 핵심증인의 채택저지 등으로 알맹이가 빠진 맹탕국감으로 불리 우는 가운데서도 선량들의 말의 성찬과 예의 눈살 찌푸리게 만드는 꼴불견은 빠지지 않는다.

 이번 국정감사 최고의 스타는 단연 새누리당 이은재의원이다.
 서울시교육청을 상대로 질문의 핵심조차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고 호통으로 일관하더니, 이은재의원이 제기 하고자했던 계약문제는 교육부에서도 일반화 되었던 것으로 알려져 빈축을 자초하며 각종 패러디를 양산하였다.

   
▲ 필자 권연구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 대변인
 이은재의원은 18대 비례로 국회에 입성한 후 20대 국회에서는 강남구 병 지역의 공천을 받아 당선된 재선의원이다.
 이의원은 의원 공백시기에 한국행정연구원 원장으로 재직하기도 하였는데, 연구사업비 예산에서 에르메스 넥타이와 명품 향수 등을 구입하거나 외국 출장 시 법인카드로 화장품등을 구매하여 자신이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하기도 하였다.

 새누리당 내에서 대표적 헤비스피커로 통하는 이의원은 다혈질로, 사실 몸싸움에 더욱 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8대 국회에서 미디어법 날치기 통과에 항의하는 이정희 통합진보당 의원의 멱살을 잡고 본회의장 밖으로 쫓아내는 완력 행사를 비롯하여 2010년 예산안 날치기통과에 항의하는 최영희 민주당 의원의 가슴팍에 발길질을 한 것이 대표적 사례이다.

 20대 국회에서는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으로 최근 논란인 최순실 증인채택에 필사적인 저지에 앞장서며, 조윤선 장관 인사 청문회 때는 의사진행을 방해하다가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몸싸움만 잘하는 줄 알았더니 말싸움은 아주 막말이네” “그 역할로 국회에 들어왔냐?”는 핀잔을 들어야 했다.

 새누리당 내에서 강성으로 분류되는 대구 달서구 병 지역의 3선 조원진의원도 국정감사장에서 7년전 자신의 발언을 뒤엎는 질의를 하여 국민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조원진의원은 2009년 10월 국정감사에서 "보를 설치한다고 해서 반드시 수질이 나빠지거나 홍수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4대강 사업을 하지 않으면 경북, 경남 등의 주민들이 수질 때문에 물을 먹을 수 없다"
 4대강 사업은'세계 수출 효자 종목'이 될 것이라 하여 환경단체가 지정한 4대강 A급 찬동자로 이름을 올렸다.

 그랬던 조원진의원은 이번 국정감사에서 낙동강에서 정수한 물에서 발암물질 중 하나인 1,4-다이옥산이 한강보다 11.3배나 많이 검출되고, 소독물인 포름알데히드의 농도는 0.00218mg/ℓ로, 금강과 비교해 무려 31배, 한강보다는 19.8배나 높다는 환경부의 수질 검사자료를 제시하며 다음과 같이 질의 하였다.

 "정부에서는 기준치 이하라고 하지만 태아 또는 유아에게 치명적인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낙동강을 취수원으로 하는 영남권 주민 1천300만명은 발암물질 섞인 물을 먹는 셈"
 "환경부나 환경청은 기준치보다 낮다고 변명만 할 게 아니고 기준치가 높은 EU와 비교해야 한다."며 특단의 대책 수립을 촉구 한다고 하였다.

 조원진의원은 국회공전 시 정세균 국회의장의 방미를 문제 삼다가 역풍을 맞고 박원석 전 의원으로부터는 “그 타고난 상스러움을 억제하고 사시라”는 핀잔을 받았다.

 조원진의원은 국회 본연의 입법 활동보다 친박 지킴이, 돌격대의 존재감이 돋보이는 의원이다.
 모처럼의 국정감사에서 조의원이 7년전 자신의 발언을 스스로 뒤엎고 부정하는 행위에 대한 분명한 해명이 없다면, 입법부 구성원으로서 중요성에 비해 매우 무책임한 질의가 될 것이다.
 4대강 사업과 수질오염의 근본적인 인과관계에 무지하거나 애써 외면하는 것은 입법기관으로서 취할 도리와 자질은 분명 아닐 것이다.

 어쩌면 조원진 의원의 돌출 행동에 중독된 일부 매니아들은 국정감사장의 혼란스러운 그의 발언 보다 그의 전문성을 그리워할지 모를 일이다.

 두 의원은 공교롭게도 여당의 텃밭에서 공천을 받아 비교적 무난하게 당선된 분들이다.
 이분들의 정치행위 대상이자 두려움의 대상이 국민이 아닌 것에서 이 볼썽사나운 희극은 시작되었다.

 대의제 민주주의에서 국정감사는 양날의 칼이다.
 민의의 대변자로 존경을 받을 것인지, 스스로 국회 무용론을 양산 할 것인지, 국회의 품격을 높이는 것은 그들 자신의 몫이다.

 선량의 나머지 정의는 현량방정(賢良方正)하고 효렴(孝廉)한 사람을 가리키는, 즉 성품이 어질고 품행이 바르며 효성스럽고 청렴한 사람을 일컫는다.

 아! 어쩌겠는가? 제대로 된 선량을 만들고 그들을 만나는 것은 우리 국민의 몫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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