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이변이 일어났다. 11월 9일(현지시각) 자정을 넘기면서 미국 대선 개표 결과 공화당의 트럼프 후보가 선거인단 306명(과반 270명)을 확보하면서 백악관의 새로운 주인 자리를 차지했다. 민주당의 클린턴 후보는 예상보다 낮은 232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하는 데 그칠 전망이다.
개표 초반 동부지역 최대 경합 주 플로리다(29명), 오하이오(18명), 노스캐롤라이나(15명)에서 트가 모두 승리하면서 이변이 시작됐다. 클린턴은 민주당의 전통적 텃밭인 캘리포니아(55명)에서 승리했지만, 또 다른 텃밭인 미시간마저 접전 끝에 트럼프에게 내주면서 완패했다. 펜실베니아(20명)과 위스콘신(10명) 같은 대형 주에서도 트럼프가 1~2% 차이로 선거인단을 독식하면서 압승을 거뒀다.
클린턴은 트럼프를 상대로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한 번도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지만 표심은 정반대로 나타났다. 트럼프는 선거기간 내내 여론조사를 불신하며 자신을 지지하는 숨은 표가 곳곳에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의 막말과 인종주의 발언 때문에 공개적으로 지지를 드러내지 못하는 이른바 ‘샤이 트럼프'(Shy Trump)의 존재가 사실로 나타난 것이다.
그동안 여론조사에서 클린턴의 당선이 유력해지면서 현재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는 상원을 민주당이 가져오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2곳의 개표가 남은 현재 공화당이 51명을 확보하면서 상원까지 지키는데 성공했다. 하원의 개표 결과는 공화당이 60여석을 앞서면서 여전히 다수당의 지위를 유지했다.
공화당이 백악관과 상원까지 장악하면서 어떤 법안도 통과시킬 수 있는 무소불위의 힘을 거머쥔 것이다. 특히 2019년 상원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은 33명인 반면 공화당은 8명에 불과해 트럼프의 임기 동안 상하원 장악은 변동의 여지가 없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