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 겸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자신의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보다가 과거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보냈던 문자 내용이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돼 논란이 일었다.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촬영된 문자에는 이 대표가 박 위원장에게 '충성! 사랑합니다'라고 발송한 내용이 담겨 있다. 문자메시지에서 이 대표는 "장관님(박 위원장을 지칭) 정현입니다. 제가 존경하는 것 아시죠. 부족한 제가 자꾸 인내의 한계를 넘으려고 해요, 장관님"이라며 "백번 이해하려고 해도 이렇게 반복해서 비서 운운하시니까 정말 속이 상합니다. 아무리 아래지만 공당의 장수인데 견디기가 힘들어집니다"라고 했다. 이어 이 대표는 "어르신이잖아요. 장관님, 정현이가 죽을 때까지 존경하고 사랑하게 해주십시오"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새누리당 관계자는 "이 대표가 워낙 소탈한 성격이라 정치권 선배인 박 위원장을 깍듯이 대하느라 이런 문자를 보낸 것 같다"면서 "사적 문자가 노출돼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찍힌 문자는 제가 지난 9월 이 대표를 비난하자 이 대표께서 저에게 보내왔고 제가 답신한 내용으로 그 일자는 2016년 9월 23일 정오 12시 14분에 발신한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날 저의 이 대표에 대한 발언을 확인하면 이해가 되리라 믿는다”며 “이 대표께도 사과 드린다”고 덧붙였다.
지난 9월 23일은 여야가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비롯해 '미르·K스포츠재단'을 둘러싼 의혹을 놓고 크게 대립했던 시점이다. 일각에선 정치9단인 박 위원장이 일부러 문자를 슬쩍 흘린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최순실 국면에서 이 대표가 야권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자 개인적인 망신을 주려는 의도가 아니었냐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