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국제대교 붕괴 원인, 허술한 설계도와 '부실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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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국제대교 붕괴 원인, 허술한 설계도와 '부실시공'
  • 김청수 부장/기자
  • 승인 2018.01.17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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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발생한 경기도 평택국제대교와 용인물류센터 외벽 붕괴사고는 부실한 설계부터 안일한 현장관리까지 한마디로 총체적 부실이 빚은 '인재'로 판명됐다.

 설계단계에서부터 붕괴 조짐을 보였지만 시공사와 감리사를 이를 발견하지 못한 것. 이들은 부실시공과 소홀한 현장관리로 인명사고를 부추겼다.

 17일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8월 발생한 평택국제대교 교량 붕괴사고와 같은 해 10월 발생한 용인물류센터 외벽 붕괴사고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평택국제대교 붕괴사고는 ㈜삼안과 3개사가 수행한 설계 단계에서부터 문제가 발생했다. 설계사는 교량 구조물이 받는 하중을 잘못 계산했다. 또 강선이 배치되는 상부 슬래브 두께(30㎝)도 얇게 설계했다. 슬래브가 얇은 탓에 현장에서 보강철근을 시공하는 데 문제가 발생했다.

 시공과정에서 기술적인 사항을 설명하는 공사시방서에 상부공사의 주 공정인 압출 공정 관련 내용도 빠뜨렸다.

 대림산업과 6개 건설사로 구성된 시공사는 시공 과정에서 이러한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사고 조사를 맡은 건설사고조사위원회는 교량 구조물의 접합면 처리가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또 시공상세도와 다른 철근을 사용하는 것을 비롯해 품질관리에서도 문제가 발생했다.

 조사위는 또 많은 보수작업이 진행되면서 그 과정에서 명확히 확인할 수 없는 국부적 손상도 있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조사위는 "공사 과정에서 다양한 문제가 발생했지만 시공과정의 구조안전 여부에 대한 시공자나 감리자의 기술적 검토가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하도급 관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발주청에 하도급을 통보할 때 간접비를 고려해야 하나 시공사는 간접비를 고려하지 않은 채 하도급율을 산정했다.

 특히 대부분의 공사와 품질 담당 직원을 정규직이 아닌 현장채용직으로 배치해 현장관리가 취약해질 수 밖에 없는 구조로 운영됐다고 조사위는 지적했다.

 용인물류센터 외벽 붕괴사고는 흙막이를 해체할 때 시공 순서를 지키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혔다.

 흙막이를 해체할 때 구조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구조체를 완성하고 외벽과 연결한 후 흙막이를 해체해야 한다.

 하지만 시공사인 롯데건설과 선경이엔씨는 구조체가 미완성된 상태에서 외벽과 연결하기 위한 슬래브를 설치하지도 않은 채 흙막이의 지지 앵커를 먼저 해체하면서 흙막이가 붕괴됐다. 이 과정에서 시공사는 설계도서와 안전관리계획서를 준수하지 않았다.

 감리자인 ㈜다원그룹건축사무소는 대심도 흙막이 공사가 진행되는데도 불구하고 흙막이 해체 안전성을 확인하지 않았다. 대규모 토목공사 진행 중 토목 감리원을 현장에 배치하지 않은 사실도 드러났다.

 특히 시공자나 감리자 모두 외벽이 구조체와 연결 없이는 토압을 지지하기 어려운 구조임에도 지지 가능한 옹벽으로 잘못 이해하고 있었다.

 국토부는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행정처분과 형사처벌을 비롯한 제재 절차를 엄중히 밟아나갈 계획이다.

 사고조사가 끝나면 영업‧업무정지와 같은 행정처분뿐만 아니라 형사처분까지 처분기관에 직접 요청할 예정이다. 지금은 조사 보고서만 발주청과 인허가기관으로 송부해 처분을 맡겼다.

 최종 보고서는 국토부 누리집과 한국시설안전공단에서 운영하는 건설안전정보시스템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국 5개 권역별 건설안전협의회에도 사고 사례를 전파하기로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사고조사 결과와 조사위에서 제안한 개선사항을 심도 있게 검토해 현재 마련 중인 부실시공 방지대책에 포함시키겠다"며 "사고 유발업체는 각 업체별로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도록 하고 유사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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