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2일 “평창올림픽 덕분에 기적처럼 만들어낸 (남북) 대화의 기회를 평창 이후까지 잘 살려나가는 지혜와 노력이 필요하다”며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포스트 평창’ 구상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남북대화가 미국과 북한 사이의 대화로 이어지게 하고 다양한 대화로 발전시켜 나가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만 북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고, 한반도 평화와 번영이 지속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4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에서도 “우리는 남북대화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미국과 북한의 대화 분위기 조성에 도움이 된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후 이어진 10일 통화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적절한 시점과 상황 하에서 미국은 북한이 대화를 원할 경우 열려있다”며 평창올림픽 이후 북미대화 성사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우리는 지금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한반도 평화 구축의 길을 여는 소중한 기회를 맞고 있다”며 “마침 이 시기에 다가가온 평창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이 남과 북을 마주 않을 수 있게 만들어준 덕분”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6·25 전쟁 이후 최악으로 무너진 남북관계 속에서, 또한 한반도에 다시 전쟁의 그림자가 어른거리는 상황 속에서 극적으로 마련된 남북대화”라고 부연했다.
문 대통령은 또 “북한의 평창올림픽과 패럴림픽 참가, 그리고 그것을 위한 남북 대화는 그 자체로서 매우 의미가 크다”며 “평창올림픽과 패럴림픽의 성공에도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고 우리 경제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하지만 지금의 대화 분위기가 언제까지 지속될 지 아무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만약 (남북대화가) 그것(평창)만으로 끝난다면 그 후에 우리가 겪게 될 외교·안보상의 어려움은 가늠하기가 어려울 것이고 또 다시 대화의 계기를 마련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 같은 기회를 다시 만들기 어려운 만큼 국민들께서는 마치 바람 앞에 촛불을 지키듯이 대화를 지키고 키우는 데 힘을 모아주실 것을 부탁드린다”며 “정치권과 언론도 적어도 평창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하는 일 만큼은 힘을 모아주시기를 당부 드린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을 향해서도 “함께 노력해주기 바란다”며 “오랜 단절 끝에 모처럼 마련된 대화여서 여러 가지 어려움들이 있을 수 있지만, 그 성공을 위해서는 남과 북이 함께 역지사지 해 나가면서 차근차근 극복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