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민 전 대한항공의 '물벼락 갑질'로 촉발된 날갯짓이 한진가를 향한 폭풍으로 확산되고 있다.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의 아내인 이명희(69) 일우재단 전 이사장과 딸인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이 같은 날 나란히 법원과 수사기관에 출석해 눈길을 끈다. 한진家의 모녀가 4일 오전 나란히 포토라인 앞에 선 것이다.
시작은 조 전 부사장이었다. 조현아 전 부사장은 해외에서 구매한 개인 물품을 관세를 내지 않고 국내로 몰래 들여온 혐의에 대해 조사받기 위해 이날 오전 9시 58분께 인천본부세관에 도착했다. 조 전 부사장은 취재진의 질문에 일체 답변하지 않은 채 고개를 숙이고 있다가 "국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없느냐"는 질문에만 "죄송합니다"라고 짧게 말한 뒤 조사실로 향했다.
세관은 조 전 부사장을 상대로 대한항공 항공기 등을 통해 밀수를 저질렀는지 집중적으로 캐물을 예정이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달 24일에도 필리핀 출신 가사도우미를 불법 고용한 의혹으로 서울출입국외국인청에 출석해 조사를 받은 바 있다.
모친인 이명희 전 이사장은 이날 오전 10시 20분께 자신의 구속 여부를 결정할 법원 영장심사에 출석했다. 고개를 숙인 채 법원에 도착한 이 전 이사장은 '심경이 어떠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죄송하다"고 답했고 '누구한테 죄송하냐'고 묻자 "여러분들께 다 죄송합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람을 향해 전지가위를 던진 적이 있느냐', '피해자 회유를 시도한 적이 있느냐' 등 자신의 혐의와 관련한 질문에 대해서는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고 법정으로 들어갔다.
서울중앙지법 박범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오전 10시 30분부터 이 전 이사장을 상대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하고 이날 오후 늦게나 이튿날 새벽 구속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