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 전 총리, 노환으로 23일 오전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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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필 전 총리, 노환으로 23일 오전 별세
  • 이일성 대표/ 기자
  • 승인 2018.06.23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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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 오후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김종필 전 국무총리 빈소.

 김종필(JP) 전 국무총리가 23일 오전 8시 15분께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2세.

 이로써 김대중(DJ)・김영삼(YS)・김종필로 대변되던 ‘3김(金) 시대’가 종언을 고했다.

 1926년 충남 부여 출신인 김 전 총리는 공주중·고등학교와 서울대 사범대, 육군사관학교(8기)를 졸업했다. 1961년 육군 중령으로 처삼촌인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이 주도한 5·16 군사 쿠데타(1961년)에 가담하면서 정계에 입문했다.

 같은 해 중앙정보부를 창설해 초대부장에 취임했고, 1963년 공화당 창당을 주도, 그해 치러진 6대 총선에서 당선된 뒤 7~10대, 13~16대 9선 국회의원을 지냈다.

 1968년 최연소 국무총리(만 45세)에 올랐고, 이후 DJP 연합정부에서 국무총리를 한 차례 더 지냈다.

 특히 1986년 지역 정당인 신민주공화당(후 자유민주연합)을 창당하면서 ‘충청의 맹주’로 한 시대를 풍미했다. 두 차례 대선에 출마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하면서 ‘영원한 2인자’로 생을 마감했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 자민련 비례대표 1번으로 나서 헌정 사상 초유의 10선에 도전했지만, 정당득표율이 2.8%에 그치면서 대기록을 세우지 못했다. 그해 4월 자민련 총재직을 사퇴하고 정계에서 은퇴했다. 그러면서 “정치는 허업(虛業)”이라는 명언을 남기기도 했다.

 김 전 총리는 2015년 2월 고(故) 박영옥 여사의 임종을 앞두고 결혼반지를 목에 걸어주며 애틋한 부부애를 보여주기도 했다.

 김 전 총리는 아내의 임종 때 “나도 머지않은 장래에 가야 하니까 외로워 말라고, 편히 쉬라고 했다”며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같은 해 5월 자신의 파란만장한 인생사를 담은 만화 회고록 <불꽃>을 출간하기도 했다.

 김 전 총리는 출판기념회에서 “많은 국민으로부터 사랑을 받고도 걱정을 끼친 제 정치 인생을 되돌아보면서 정치는 ‘허업(虛業)’이란 말을 다시 한번 떠올려 본다”며 “정치의 열매를 국민께 충분히 돌려드리지 못한 점 아쉽기만 하다. 후생들이 선진이 못다 한 과제를 이뤄나가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제 좌우명이 ‘인생사무사(人生思無邪)’다. 뭘 생각하더라도 어긋나는 걸 생각하지 말라. 똑바로 곧은 정신으로 앞만 보고 나가라는 가르침이다. ‘사(邪)’를 버리고 ‘정(正)’을 취할 때 역사는 우리 편이라고 생각하고 저 또한 그렇게 행동해 왔다. 지금 손에 쥔 건 별로 없지만, 역사 앞에 떳떳했다고 자부한다”고도 했다.

 타고난 예인(藝人)이기도 한 김 전 총리는 문화계에도 발자취를 남겼다.

 그는 1961년 중앙정보부장 시절 관현악단 40명과 합창단 35명으로 구성된 종합음악예술단체 ‘예그린 악단’을 창설했다. 이 악단은 국내 최초의 뮤지컬 ‘살짜기 옵서예’를 무대에 올리기도 했으며, 훗날 국립가무단과 시립가무단으로 명맥이 이어졌다.

 총리 재직 시절인 1978년에는 세종문화회관에 당시 피아노 1700여 대 값에 해당하는 파이프오르간을 설치한 일화도 유명하다. 스스로 피아노와 아코디언을 연주할 정도로 음악적 재능이 있었다.

 김 전 총리는 서예가로도 명성이 높았다. 김 전 총리의 휘호는 고가에 낙찰되는 경우가 많았다. 부여공립보통학교(초등) 시절 아버지 친구에게서 줄곧 한문과 서예를 배운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총리 빈소는 서울 아산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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