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이와테현 리쿠젠다카타시와 미야기현 센다이 와카바야시구의 생존자들의 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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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이와테현 리쿠젠다카타시와 미야기현 센다이 와카바야시구의 생존자들의 증언
  • 이항영 취재부장
  • 승인 2011.03.14 07: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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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흙탕 잔해더미 곳곳서 “살려주세요” -

 본 기사는 일본 산케이신문(産經新聞)이 3월12일자 사회면에 보도된 일본 동북부 쓰나미 피해현장 르포를 인용 요약 게재한다. 산케이신문은 지난 11일 도쿄 및 오사카 본사에서 10여명의 기자들을 파견, 피해가 컸던 이와테현 리쿠젠타카타시와 미야기현 센다이 와카바야시구에서 생존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참혹했던 상황을 이야기하고 있다.


 대지진 직후 거리는 쓰나미가 집어삼켜버렸다. 화염으로 빨갛게 물든 밤하늘. 여진은 끊이지 않고 발생했다. 일본 대지진 다음날 모든 것이 사라졌다. 집도, 사람도, 그리고 우리네 살림도…. 쓰나미로 괴멸적인 타격을 입은 연안부의 참상이 속속 드러났다. 쓸려나간 거목과 주택의 잔해들. "살려주세요." 진흙탕의 한가운데서 구원을 요청하는 목소리들. 생명줄이 끊어진 상태에서 구조활동이 지속됐다.

 실종자 안부조차 알 수 없는 이와테현 리쿠젠타카타시. 풍광이 수려한 강변을 끼고 있는 지형이 피해를 키웠던 것은 아닌가. 집과 친지를 잃은 시민은 고향의 참혹상에 말을 잃었다. "쓰나미가 제방을 넘었다"는 방재 무선이 들려왔다. 시가지가 내려다보이는 고지대에 사는 한 주부(60)는 눈을 의심했다. 거대한 물줄기가 일거에 도시 전체를 삼켜버리는 장면을 생생하게 지켜봤다. "물줄기들이 성냥갑 같은 건물들을 단번에 덮쳐오는 듯했어요." 물이 빠지면서 거리의 모든 것들이 바닷속으로 끌려들어갔다. 한 주부는 "마치 지옥도를 보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건설업을 해온 남성(65)도 오랫동안 부인과 아들 부부, 손자 3명 등 7명이 단란하게 살아온 집을 쓰나미로 한순간에 잃었다. 집에서 점심을 먹던 중 "쓰나미가 몰려온다"는 경찰관의 외침이 들려오자마자 집을 뛰쳐나왔다. "엄청난 기세로 쓰나미가 뒤쫓아왔습니다." 피난소인 중학교로 향하는 언덕길을 쓰나미와 경주하다시피 하면서 전력질주해 간신히 추격을 따돌렸다. "가족은 무사하지만 친구는 저 밑에 있어요. 동네 어르신들도…. 이런 쓰나미는 본 적이 없어요." 쓰나미는 강변의 약 5㎞를 덮치면서 이곳의 명물이던 송림들을 한꺼번에 쓸어갔다. 24시간 전만 해도 초봄의 기운이 물씬했던 들녘은 쓰레기와 비닐로 덮였다.
 미야기현 센다이시 와카바야시구의 시시도 오사무(37)는 지진 직후 둘째딸(2)을 끌어안고 맨발로 집을 뛰쳐나왔다. "무조건 도망쳐." 부인(37)에게 고함치며 구청 피난소까지 7명의 가족과 함께 뛰었다. 쓰나미가 일대의 자동차와 집을 삼키며 맹렬한 기세로 뒤쫓아오는 것을 감지하던 순간 막 피난소에 도착했다. 그의 집은 200~300명의 시신이 발견된 아라하마 해안에서 불과 1.5㎞ 떨어진 곳이다.

 피난장소의 하나인 시립 오키노 중학교는 12일 졸업식이 열릴 예정이었다. 와타나베 요이치 교장은 교정으로 피난시켰던 학생들 중 일부를 집으로 돌려보내려던 순간, 헬기로부터 쓰나미 경보방송을 들었다. 15분 뒤 고령자와 어린이를 포함해 1000명이 넘는 주민들이 교정으로 몰려들었다. 한 여교사는 "쓰나미가 덮친 지역에 있던 아들과 연락이 닿지 않는다"며 눈시울을 붉힌 채 고개를 숙였다. 기온이 영하로 떨어진 심야. 임시피난소인 교실의 흑판에는 "졸업을 축하합니다"라는 큰 글씨와 넘어져 깨진 꽃병의 파편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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