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12일 자유한국당 행사에 참석해 다양한 관측을 낳은 이언주 의원과 간접 설전을 벌였다.
이 의원이 지난 9일 '한국당 청년특별위원회+청년바람 포럼'에 참석한 데서 비롯됐다.
이 의원은 이 포럼에서 "우파의 '새판짜기'가 필요하고 그걸 위해 청년들이 당을 뛰어넘어 역할을 해야 한다"며 경우에 따라 한국당과 함께 할 수도 있다는 취지의 언급도 했다.
이는 이 의원의 탈당설, 나아가 한국당 입당설로 이어졌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이날 울산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의원이 지난 9일 자유한국당 청년특위에서 강연하면서 한국당 이적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보도를 봤다”며 “다른 당 행사에 참여하면서 당과 아무런 협의와 요구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른미래당은 민주정당으로 이념적 스펙트럼의 다양성과 의원 개개인의 사상을 존중해 왔다”면서도 “지역위원장에 공모한 당원으로서 정체성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의원은 최근 박정희 전 대통령을 “천재”라고 극찬하는 등 보수색 짙은 발언을 쏟아내며 여의도 최고 이슈 메이커로 부상했다.
하지만 당 지도부는 이 의원에게 자제를 당부할 경우 다양한 목소리를 존중한다는 당 정신과 배치될 뿐 아니라, 논란을 확대 재생산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 있어 대응을 자제해 왔다.
그러나 이 의원이 당과 어떤 교감도 없이 한국당 개최 행사에 강연자로 나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도부 내 분위기도 변화의 분위기가 감지됐다.
강연 소식이 논란이 되자 손 대표가 전날 최고위원들과 가진 만찬에서 먼저 의견을 물었고, 이에 일부 위원들이 문제를 제기하면서 손 대표가 이날 직접 경고 메시지를 내놓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손 대표는 회의가 끝난 뒤 ‘특단의 조치를 내릴 수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앞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사실상 징계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언주 의원은 "자유한국당으로 입당 발언을 한적이 없고, 다만 새 판 짜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일 뿐"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손 대표의 발언에 대해 "굉장히 폐쇄적이고 기득권에 연연해하는 자세로 밖에 볼 수 없다"며 "변화를 두려워하는 구태의연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도 이 의원은 "한국당이든 바른미래당이든 그 어떤 정치세력에 몸담고 있든, 정치권 바깥이든지 가리지 않고 대화하고 설득하겠다."면서 한국당 입당 가능성에 대해 여전히 열어 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