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사상 첫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 구속영장 청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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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사상 첫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 구속영장 청구
  • 류이문 사회부차장
  • 승인 2018.12.03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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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이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장인 박병대(61)·고영한(62) 전 대법관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전직 대법관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는 헌정사상 처음이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3일 오전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서를 서울중앙지법에 접수했다고 밝혔다. 박 전 대법관의 구속영장은 158쪽, 고 전 대법관의 경우 108쪽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19일과 23일 각각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공개소환한 이후 수차례 추가로 불러 조사했다.

 박 전 대법관은 2014년 2월부터 2년간 법원행정처장을 지내며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손해배상소송,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법외노조 통보처분 사건,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댓글사건 재판, 옛 통합진보당 국회의원 지위확인 소송 등에 깊숙이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특히 2014년 10월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공관에서 열린 이른바 ‘2차 삼청동 회동’에 법원 측 대표로 참석해 청와대 및 외교부 등과 강제징용 소송 지연과 기존 판결내용 수정 등을 논의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 전 대법관은 또 당시 상고법원 도입 등 양승태 사법부의 정책에 비판적인 판사들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가하고 각급 법원 공보관실의 운영비를 편법 편성해 ‘비자금’을 조성하는데 관여한 혐의도 있다.

 고 전 대법관은 박 전 대법관의 후임으로 2016년 2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법원행정처장을 지냈다. 그는 옛 통진당 재판에 개입하고 양승태 사법부 정책에 비판적인 법관모임인 국제인권법연구회 등을 와해시키려 한 혐의를 받는다.

 고 전 대법관은 또 2016년 부산 스폰서 판사 비리 사건 때 윤인태 당시 부산고법원장에게 연락해 법원행정처가 작성한 문건대로 변론 재개를 요청하는 등 재판에 개입한 혐의가 있다. 또 부장판사 출신 최유정 변호사의 전관로비 사건 때 일선 법원에서 검찰 수사기록을 빼낸 혐의도 있다.

 검찰은 임종헌(59·구속기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공소장에 두 전직 대법관을 이미 공범으로 적시했다. 검찰 관계자는 “두 사람은 임 전 차장의 범죄혐의를 나눠서 갖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검찰에 따르면 두 전직 대법관은 검찰 조사에서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거나 ‘실무진이 알아서 했다’ 등 자신에 대한 혐의를 대부분 완강히 부인했다. 검찰 관계자는 “재판 독립과 사법부의 정치적 독립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치로 이를 훼손한 이번 사건은 중대한 구속사안”이라며 “두명 모두 혐의 내용을 부인하고 일부 하급자들의 진술과 상당히 다른 진술을 해 구속영장 청구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 사건을 “특정인의 개인적 일탈이 아닌 업무상 상하관계상 지시관계에 따른 범죄행위”라고 규정했다. 최종 책임은 조직의 수장인 양승태(70) 전 대법원장에게 있다는 의미다.

 검찰은 두 전직 대법관의 신병처리 후 양 전 원장을 피의자로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법조계에서는 양 전 원장이 이달 중순 검찰에 출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5일쯤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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