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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화예술위원회 조직 운영체계 개선 방안 검토
2019년 02월 23일 (토) 08:34:55 이일성 대표/ 기자 sunsta@sunnews.co.kr
   

편집자 주: 「이슈와 논점」은 국회의원의 입법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발간되는 최신 국내외 동향 및 현안에 대한 정보 소식지로 국회입법조사처가 발간하는 간행물로서 이 글은 이슈와 논점 제 1555호의 내용으로서 현 시점에서 국민의 알권리 내지 이해를 돕기 위하여 全文을 게재한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조직 운영체계 개선 방안 검토 

     배 관 표 사회문화조사실 교육문화팀 입법조사관, 정책학박사  kwanpyo@assembly.go.kr

1. 들어가며

  2018년 5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이하, 조사위)는 2008 년부터 총 342개 예술단체와 8,931명의 예술인이 소위 ‘블랙리스트’에 등재되어 지원 배제 등의 피해를 입었음을 확인했다.1)

 조사위는 이와 관련 책임자 처벌과 제도 개선을 요구하였고, 현재 후속 조치들이 이뤄지기 시작했다. 이와 관련하여 2018년 1월 한국문화예술위 원회(이하, 문예위)는 예술인과 전문가가 중심이 되어 혁신 TF를 구성했다. 혁신 TF는 조사위의 제도 개선 요구를 반영하여 조직 및 사업분야 혁신의제(조직 분야 10개, 사업 분야 13개) 를 발표하며, 문예위의 전면적인 혁신을 권고 했다.

 문예위는 혁신 TF의 권고를 받아들여 혁신 작업을 시작했고 지난 2018년 12월 추진 경과 보고회를 개최한 바 있다. 이 보고서는 문예위 혁신 TF가 제시한 여러 혁신의제 중 조직 운영체계의 개선 방안에 대해 검토하고자 한다.
 왜냐하면 문예위의 조직 운영체계 개선은 다른 혁신의제와 달리 문예위가 독자적으로 추진하기 어려우며, 혁신 TF는 「문화예술진흥법」,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등의 개정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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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문화체육관광부・조사위,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 결과 종합 발표」, 2018.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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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개요

 1972년 「문화예술진흥법」이 제정되면서 문화예술 진흥 관련 중요 시책을 심의하는 문화예 술진흥위원회가 국무총리 소속으로 설치되었고, 사업을 지원하는 한국문화예술진흥원이 당 시 문화공보부 산하 독립 법인으로 설립되었다.

 1997년 문화예술진흥위원회는 당시 문화관광부 소속으로 변경되었다가 2000년 결국 폐지되 었고, 한국문화예술진흥원은 유지되어 문화예술진흥기금 운용 업무를 맡았다. 2002년 노무현 당시 대통령 후보는 한국문화 예술진흥원을 예술인 중심으로 개편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고, 참여정부가 출범하자 「문화 예술진흥법」 개정이 추진됐다.
 개정안은 2004 년 12월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되었고, 기존의 한국문화예술진흥원은 폐지되고 현재의 문예 위가 2005년 9월 새로이 출범했다. 문예위는 영국의 예술위원회(Arts Council of Great Britain)를 벤치마킹하여 “지원은 하되 간섭은 않는다”는 ‘팔길이(arm’s length) 원칙’에 따라 설립되었다.

 따라서 정부 소속 기관이 아니라 독립 법인으로 만들어졌고, 독임제 구조가 아니라 합의제 구조로 만들어졌다. 또한 「문화예술진흥법」 제29조(위원의 직무상 독립 등)를 통해 위원들의 자율성이 보장됐다.

 문예위는 「문화예술진흥법」 제16조(기금의 설치 등)에 근거하여 문화예술진흥기금을 운용 하고 있다. 문예위는 한국문화예술진흥원 때부 터 기금으로 예술창작 지원 사업을 해왔다. 그런데 최근 문화예술진흥기금이 고갈되고,2)기 금에 관광진흥개발기금, 국민체육진흥기금, 복권기금이 전입되면서 사업 내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3)
 통합문화이용권 사업과 같은 예술향유 지원사업의 비중이 크게 증가한 것이다. 2018년까지 문예위는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에 의해 기금관리형 준정부기관으로 지정되어 문화체육관광부뿐만 아니라 기획재 정부의 통제를 받았다.
 문예위는 다른 공공기 관들과 마찬가지로 경영 공시를 해야 했으며 경 영실적을 평가받았다. 준정부기관으로 지정되 면서 위원장 임명 방식도 위원회 내 호선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임명으로 바뀌었다.

3.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블랙리스트

  조사위의 발표에 따르면, 문예위가 블랙리스 트 사태의 중심에 있었음을 부정하기 어렵다.    문예위가 관련된 대표적 블랙리스트 사태를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2014년 서울연극협회가 ‘제36회 서울연극제’를 개최하고자 문예위의 정기대관 공모사업에 지원했는데 탈락한 것이다. 연극계가 반발하자 문예위는 대관을 다시 허가했다가, 긴급 안전점검을 이유로 연극제 기간을 포함한 기간 동안 대극장을 폐쇄했다.
 문예위는 문화체육관광부를 통해 청와대의 지시를 받고 배제와 폐쇄 조치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4)

 2017년 7월 공식 출범한 조사위는 1년간의 조사 끝에 2018년 6월 책임자 처벌과 제도 개선 요구 사항들을 의결했고, 2018년 12월 문화체 육관광부는 10명을 수사 의뢰하고 68명을 징계 또는 주의 조치하겠다고 발표했다.

 문화체육관 광부가 발표한 전체 수사 의뢰 대상 10명 중 문 예위 직원은 2명, 전체 징계 및 주의 조치 대상 68명 중 문예위 직원은 17명이었다. 문예위에 대한 예술인들의 실망감이 특히 컸다.
 문예위는 예술계의 가장 대표적인 기관일 뿐만 아니라 자율성 보장을 위해 한국문화예술 진흥원을 폐지하고 새로이 설립한 조직이었기 때문이다. 예술인들은 문예위가 “철저한 진상 조사와 기관개혁이라는 고통스러운 과정을 경유하며 문화예술기관으로서의 진정성을 되찾 을 때만이 새로워질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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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003년 말 헌법재판소는 공연 관람료 등에 문화예술진흥기금 납입금을 포함시킨 것은 위헌이라고 판결했다. 이 판결 이후 문화예술진흥기금은 고갈되기 시작했다.
 3)가령 「복권 및 복권기금법」은 복권기금의 사용처를 소외 계층 대상 사업으로 한정하고 있다. 따라서 예술창작 지원 사업보다 예술향유 지원 사업의 비중이 증가했다.
 4) 문화체육관광부・조사위,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 결과 종합 발표」, 2018.05.08. 5)경향신문, 「문화예술인, “혁신 없는 문예위 신임위원 인사 실망”」, 2017.11.17.
 5)경향신문, 「문화예술인, “혁신 없는 문예위 신임위원 인사 실망”」, 2017.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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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혁신의제

(1) 혁신의제 주요 내용과 추진 경과
 혁신 TF가 권고한 혁신의제와 2018년 12월 기준 문예위의 추진 경과를 조직 분야 중심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6)

 첫째, 혁신 TF는 문예 위를 국가예술위원회로 전환할 것을 권고했다. 문예위는 이에 대한 연구 용역을 실시했는데, 국무총리 소속 행정위원회 형태가 검토되고 있다.
 둘째, 문예위의 공공기관 지정 제외를 권고 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문예위를 현행 준정부 기관에서 기타 공공기관으로 변경 지정하고자 기획재정부와 협의했다.
 셋째, 위원 추천위원 회 구성 권한을 문예위가 갖고 위원장을 호선으 로 뽑을 것을 권고했다. 이는 준정부기관에게 공통적으로 요구되는 사항이므로 공공기관 지정 문제와 함께 검토되었다.
 넷째, 소위원회의 활성화를 권고했다. 현장소통, 예술정책・지원, 예술확산・지역협력, 재원확충, 미래전략 소위 원회가 구성되었고 장르별, 기능별 소위원회가 신설될 예정이다.
 다섯째, 개방형 직위의 도입 및 운영을 권고했다. 문예위는 예술극장, 미술 관 운영 등의 직무에서 개방형 직위 도입 및 운 영 방안을 검토했고, 향후 공개 토론회를 통해 도입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여섯째, 공모 및 지원 사업 과정에서 예술인 및 국민의 참여를 확대할 것을 권고했다. 문예위는 현장소통 게 시판을 신설했고 사업 실명제를 실시할 예정이다. 예술인 옴브즈만 제도 도입도 검토할 계획이다.
 일곱째,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인간 수평적 협력관계의 제도화를 권고했다. 문예위는 자율경영 협약 추진을 위한 연구 용역을 진행했으며 2019년 3월 협약 체결을 계획하고 있다.
 여덟째, 단순 수탁 및 지정 교부 사업을 정비하고 안정적 재원 확보 방안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 문예위는 일부 사업을 이관했고 타 기금의 안정적 전입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아홉째, 한국지역문화지원협의회의 혁신을 권고했다. 문예위는 중앙-지역 정책 숙의기구 구성 방안을 마련하고 전담 조직을 신설할 계획이다. 혁신 TF는 마지막으로 문예위 사무처의 조직 혁신안 마련을 권고했다. 문예위는 직무 분석과 직원 소통을 거쳐 조직 개편안을 마련했고, 조직 개편을 단행할 예정이다.

(2) 혁신의제 중 운영 체계 관련 내용 검토
 조직 분야 혁신의제 중에서도 운영체계 개선 방안을 중심으로 검토하자면 다음과 같다.
 첫째, 국가예술위원회로의 전환은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독립 법인인 문예위가 정부 소속 기관인 국가예술위원회로 전환되면 ‘팔길이 원칙’이 훼손된다는 지적이 있다. 설령 국가예 술위원회를 문화체육관광부가 아니라 대통령 혹은 국무총리 소속으로 설치하더라도 소속 기관은 독립 법인만큼 자율성을 갖기 어렵다.
 따라서 문예위를 독립 법인으로 유지하며 자율성을 제고하는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국가예술위원회로의 전환 요구는 현행 예술지원 체계가 바뀌어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나온 것으로 이해된다. 실제 문화체육관광부 예술지원 관련 부서들은 장르별로 구성되어 있어서 세부 사업까지 직접 결정하며 집행 과정에서 도 산하기관들을 지나치게 통제한다는 비판이 많다.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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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사업 분야 혁신의제의 주요 내용과 추진 경과는 다음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문예위, 혁신 TF 혁신의제 추진경과 보고회 자료집, 2018.12.21.
 7) 참고: 최도인, 「예술지원체계 재구성 방향과 예술지원 기관 혁신 의제」, 예술지원체계 혁신방향 토론회 자료 집, 2017; 라도삼, 「예술지원체계 혁신방향과 과제」,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웹진,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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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체육관광부는 산하기관에게 권한 과 책임을 이양하는 등 새로운 예술지원 체계구축을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
 둘째, 문화체육관광부는 문예위의 기타 공공기관 변경 지정을 추진했고, 기획재정부는 지난 1월 30일 영화진흥위원회와 함께 기타 공공기관으로 변경 지정했다. 가장 큰 변화는 이제 경영실적 평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계량 지표 중심의 경영실적 평가가 예술기관의 고유 특성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많았기에 변경 지정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다만 문 예위는 경영실적 평가 대신에 문예위만의 자체 평가를 실시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감사위원회 설치를 검토해 볼 수 있다.
 문예위가 벤치마킹하고 있는 영국 예술위원회의 경우에도 성과 및 감사 소위원회 (Performance and Audit Committee)가 있으며 매년 4회씩 개최되고 있다.
 문예위에는 이미 감사와 감사부가 있지만, 합의제 구조인 감사 위원회의 보다 포괄적이고 공정한 감사가 요구된다.
 특히 감사위원회가 회계 감사, 직무 감찰 외에 성과 감사까지 실시한다면 문예위의 책임성을 높이는 데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기획재정부가 문예위를 기타 공공기관 으로 변경 지정하면서 위원장 호선이 가능해졌 다.
 합의제 구조를 가진 기관은 정치적 중립성이 중요하므로 위원장을 위원들 중에서 호선으로 뽑는 것이 적절하다. 그런데 위원장을 호선 으로 뽑게 되면 위원장을 뽑을 위원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해진다. 예술계를 대표할 수 있는 위원들이 위촉될 수 있도록 활발히 토론하고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장이 열리기를 기대한다.
 넷째, 장르별 소위원회의 구성을 검토하되 장르 간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기관 설립 초기에 이미 장르별로 소위원회를 구성한 적이 있는데, 지원 예산을 둘러싼 갈등이 발생했었고, 갈등이 계속되자 2기부터는 소위원회를 장르별에서 기능별로 변경한 바 있다. 이후 장르 간 갈등은 줄어들었지만, 예술가들이 장르별로 모여 현장의 이야기를 집중적으로 나누는 것은 어렵게 됐다.
 다섯째, 지역분권을 실현할 수 있는 실질적인 조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영국 예술위원회의 경우 전국위원회(National Council)와 지역위원회(Area Council)로 구분된다. 전국위원회는 14명의 위원으로 구성되는데 그중 다섯 자리가 지역위원회의 몫이며, 상당한 예산이 지역위원회에 전달되어 지역위원회가 사업을 결정하고 집행한다.
 현재 문예위는 다양한 지역 단위의 예술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지만, 지역에서 스스로 자신의 예술지원 사업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한계라고 볼 수 있다.

5. 나가며

 블랙리스트 사태 이후 진상 조사와 제도 개선 방안을 도출하기 위하여 예술인들과 전문가들 이 지금까지 많은 고민을 해왔다.
 이제는 문화 체육관광부와 문예위, 그리고 블랙리스트 사태에 관계된 여러 산하기관들이 후속 조치를 해나가는 단계이다.
 국회는 이들이 후속 조치를 충실하게 해나갈 수 있도록 관련 법률 개정 등에 관심을 갖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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