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구속 후 첫 재판...모든 공소사실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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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 구속 후 첫 재판...모든 공소사실 부인
  • 이용암 사회부장
  • 승인 2019.05.29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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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승태 전 대법원장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으로 기소돼 29일 첫 재판에 출석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법정에서 "검찰의 모든 공소사실을 부인한다"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양 전 대법원장은 특히 "어떤 공소사실은 정말 소설 같은 이야기"라면서 검찰의 기소 자체가 부적법하다고도 말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 심리로 열린 자신의 첫 공판기일에 출석했다.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진 이후 107일 만이다. 오늘 재판에는 양 전 대법원장 재직 시절 법원행정처장으로서 공범으로 적시돼 불구속 기소된 박병대, 고영한 전 대법관도 출석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1시간 넘게 이어진 검찰 측의 공소사실 설명 이후 자신의 모두 진술 차례가돌아오자, "모든 것(공소사실)은 근거가 없는 것이고 어떤 건 정말 소설, '픽션' 같은 이야기"라면서 "모든 것을 부인하고, 그에 앞서서 이 공소 자체가 부적법하다는 것을 이야기하겠다"라고 말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이어 "자세한 것은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겠다"며 오후 재판에서 추가로 입장을 밝힐 뜻을 내비쳤다.

 지난 2월 말 열린 자신의 보석심문기일에서와 마찬가지로 모든 혐의를 강하게 부인한 것이다.

 양 전 대법원장은 오전 11시 50분쯤 오전 재판 일정이 끝나고 교도관들과 함께 법정을 나가면서, 환하게 미소를 짓기도 했다.

 양 전 대법원장과 함께 기소된 박병대 전 대법관은 모두 진술에서 "구체적인 개별 공소사실의 사실관계, 법리적인 문제 일체에 대해 다투는 취지"라고 혐의를 부인한다는 의사를 짧게 밝혔다.

 고영한 전 대법관은 6분이 넘는 시간을 할애해 비교적 상세한 입장과 소회를 밝혔다.

 고 전 대법관은 우선 이 사건의 공소사실을 전부 부인한다고 전제한 뒤, "제가 그토록 사랑했던 법원 내 형사법정에 서고 보니까, 다 말씀 드리기 어려울 정도로 가슴이 미어진다"면서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이 자리에 섰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국민 여러분께 심려 끼쳐드린 데 대해 참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고 전 대법관은 이어 "여러모로 재판에 임하시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님을 제가 잘못 보필한 거 아닌가하는 생각에 참으로 죄송스럽고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며 "무엇보다 제 가슴을 천근만근 무겁게 하는 것은 이 사건으로 인해 국민들의 사법부에 대한 신뢰가 전례 없이 크게 훼손됐다는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재판을 통해 그동안 잘못 알려졌던 진실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져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회복되는 전환점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라고 밝혔다.

 고 전 대법관은 검찰이 정상적인 업무를 범죄로 보고 무리하게 기소했다는 취지로 혐의를 하나하나 반박하면서, "사법행정 담당자들이 관여한 조치에 사후에 보기에 적절하지 못한 측면이 있을지라도, 이를 놓고 곧바로 형사범죄에 이를 정도로 권한을 남용하거나 직무을 유기한 것이라고 비난할 수 없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사상 유례없는 이 재판에서 사법행정상의 재량권 범위와 한계, 직권남용의 범위와 그 남용의 인식 등 사법행정권 남용과 직권남용죄의 성립 등에 관한 활발한 논의의 장이 반드시 이뤄져야 하겠다"면서 "그래야만이 헌법의 또 다른 핵심적 가치인 죄형법정주의와 무죄추정 원칙을 훼손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 전 대법관은 마지막으로 "제가 져야 할 십자가가 있다면 마땅히 제 자신이 지겠다는 생각으로 이 법정에 서려 한다"면서 "부디 재판장님과 두분 판사님께서 혹여 그동안 유감스럽게도, 일방적 시각에서 특정 프레임이 씌워진 이 사건에 관한 언론 보도를 통하여 접하셨을지도 모를 선입견을 거두신 상태에서 저의 간절한 소리에 귀기울여 달라"고 호소했다.

 오후 2시부터 시작되는 오후 재판에서는 변호인 측이 검찰의 공소사실에 대한 입장을 진술하고, 양 전 대법원장이 공소사실 인정 여부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입장을 직접 이야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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