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남편과 의붓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고유정이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20일 제주지방법원 형사2부(정봉기 부장판사)에 따르면 이날 열린 선고공판에서 살인과 사체손괴, 사체은닉 혐의로 구속기소 된 고유정에 대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전 남편인 피해자를 면접교섭권을 빌미로 유인해 졸피뎀을 먹여 살해하고 시신을 손괴·은닉하는 등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며 “피고인은 피해자에 대한 어떤 연민이나 죄책감도 찾아볼 수 없어 중형이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고씨의 전 남편 살해 혐의에 대해서는 검찰이 제출한 대부분의 증거를 다 인정했지만 의붓아들 살해 혐의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같은 또래의 아이들에 비해 왜소하고 통상적 치료 범위 내에 처방받은 감기약의 부작용이 수면 유도 효과임을 고려해 봤을 때 아버지의 다리에 눌려 사망했을 가능성 등을 배제하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간접증거만으로 유죄를 입증할 수 있다하더라도 간접 사실 사이에 모순이 없어야 하고 과학법칙에 부합돼야 한다. 다만 의심사실이 병존할 경우 무죄추정의 원칙을 고수해야 한다"며 대법원 판례를 제시, 사형 선고의 남용을 경계했다.
재판부가 고씨에 대해 무기징역을 선고하자 숨죽이고 재판을 지켜보던 일부 방청객들 사이에 탄식이 터져나왔다. 또 고씨의 현남편인 피해자의 아버지는 눈물을 흘리며 한참동안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이날 고유정 선고공판에서는 추첨을 통해 80여명이 참관했다.
고유정은 지난해 5월 25일 오후 8시 10분부터 9시 50분 사이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전남편 강모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하고 버린 혐의(살인·사체손괴·은닉)와 의붓아들 살해 혐의로 기소됐으며, 앞서 검찰은 고 씨에 대해 사형을 구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