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탈리아 확산 심화...한인 교민들 일시 귀국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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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탈리아 확산 심화...한인 교민들 일시 귀국 움직임
  • 김태완 해외특파원
  • 승인 2020.03.1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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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탈리아에서 코로나19가 무서운 속도로 확산하면서 현지 한인사회도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많은 교민이 생업으로 삼는 관광업쪽 일감이 사실상 끊긴 가운데 현 상황을 피해 한국으로 일시 귀국하려는 집단 움직임까지 나타나고 있다.

 현지 한인사회에 따르면 로마와 밀라노 소재 이탈리아한인회는 15일(현지시간)부터 한국으로 가는 대한항공 임시 항공편 운항을 위한 수요조사에 들어갔다.

 17일까지 사흘간 진행되는 이번 조사는 이탈리아에 체류하는 한인 중 조속한 귀국을 희망하는 대략적인 인원을 파악하기 위한 것이다.

 임시 항공편 운항 방안은 대한항공 측이 상업적 운항이 가능할 정도의 인원(최소 200명 이상)이 모이면 특별기를 띄울 수 있다는 의사를 한인회에 전달하면서 급물살을 탄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탑승 의향이 있다는 뜻을 전달한 인원은 230여 명 규모로 집계됐다. 특별기가 운항 가능한 최소한의 인원은 확보한 셈이다. 특별기는 오는 21일이나 22일 로마 또는 밀라노를 떠나 인천으로 향할 예정이다.

 현재 항공편을 이용해 이탈리아에서 한국으로 가는 방법은 프랑스 파리 또는 독일 프랑크푸르트를 경유하는 것이다. 파리-인천 노선은 매일 한차례, 프랑크푸르트-인천은 주 5회 운항이 유지되고 있으나, 프랑스와 독일 역시 코로나19가 확산일로에 있어 언제 하늘길이 끊길지 예측하기 어렵다. 파리나 프랑크푸르트까지 이동하는 과정의 위험 부담도 크다. 이탈리아 로마·밀라노·베네치아와 인천 간 정규 직항노선은 이달 초 완전히 끊긴 상태다.

 전체 5천 명 규모인 현지 한인사회는 코로나19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현 상황에 심각한 위협을 느끼는 분위기다. 현재 이탈리아의 누적 확진자 수는 2만7천980명, 누적 사망자 수는 2천158명에 이르고 있다. 누적 확진자와 누적 사망자 모두 전 세계에서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하루 기준 신규 확진·사망자 역시 세계 최고 수준이다.

 교민들을 더 큰 공포로 몰아넣는 것은 현지 의료 사정이다.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감염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기존 의료시스템으론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TV에선 병원 집기류를 치운 공간에 간이 침상을 배치한 열악한 환경에서 환자들을 치료하는 장면도 나오고 있어 교민들의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병실과 의료진, 의료장비 등의 부족으로 지병을 가진 일정 나이 이상의 고령자는 치료 우선순위에서 제외되는 최악의 상황이 현실화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많은 교민이 관광업에 종사하는 수도 로마의 경우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시작한 2월 중순부터 사실상 일감이 끊겨 형편이 점점 어려워지는 교민들도 생겨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요조사를 제안한 한 교민은 "가족 건강에 대한 심각한 위협 또는 위기감을 느끼는 교민들로부터 특별기 운항에 대한 문의가 많았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우리 정부는 이탈리아 교민·유학생들을 위해 전세기를 띄우는 방안은 아직 본격적으로 고려하지 않는 분위기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도 지난주 비공식 언론 브리핑에서 이탈리아 상황과 관련해 "항공·교통편이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은 것으로 보여 전세기 투입은 현지 상황을 더 지켜보면서 검토하게 될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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