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 지도부가 30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와 관련한 결정을 차기 원내지도부에 넘기기로 하면서 통합당의 지도부 공백이 길어질 전망이다.
김종인 비대위를 추진해온 심재철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최대 쟁점인 '비대위 4개월 임기' 문제 해결을 위해 상임전국위원회를 재추진했지만, 소집 시도 자체가 불발되면서 결국 공을 차기 원내지도부로 넘겼다.
심 권한대행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이제 저의 역할은 여기까지"라며 "앞으로 당의 진로는 새롭게 선출된 원내대표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교안 전 대표의 사퇴 이후 대표 권한대행을 맡아 김종인 비대위를 추진했지만, 결국 일부 중진들의 강한 반대를 넘어서지 못한 모양새다. 심 권한대행 등 지도부 다수가 21대 국회 입성에 실패했다는 점에서 '낙선 지도부'의 한계라는 말도 나온다.
조해진 국회의원 당선인은 이날 tbs 라디오에 출연, "상임전국위 정수가 43명인데 대부분 당의 중진급"이라며 "회의 불참으로 김종인 비대위 체제 출범에 대한 반대 의견을 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비대위원장 수락 여부에 대한 김종인 내정자의 모호한 태도가 거듭되고, 2주간 이어진 논란 끝에 찬성 의원들까지 일부 돌아서면서 지도부의 위상은 크게 흔들렸다.
심지어 당 안팎에서는 낙선한 심 권한대행이 경기지사 공천 등을 노리고 김종인 비대위를 추진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까지 제기됐다.
이를 의식한 듯 심 원내대표는 "새 원내지도부 선출 후에는 더 이상의 구태를 반복하지 말고 선당후사의 자세로 모든 이가 합심해 당을 살리는 일에 매진해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한편, 황보승희 당선인 등 부산지역 초선 당선인 9명은 입장문을 내고 원내대표 경선을 앞당기고, 경선 직전 당선인 워크숍에서 후보들을 상대로 한 '타운홀 미팅'을 갖자고 제안했다.
현재 원내대표 후보로는 정진석·주호영(5선)·박진·권영세·김기현(4선), 김태흠·유의동·조해진(3선), 김성원(재선) 의원 등이 거론된다. 이들 중 정진석·주호영·권영세 의원 등은 김종인 비대위 출범에 찬성한 바 있다.
반면 김태흠·조해진 의원 등은 공개 반대론자다. 김종인 비대위가 이번 원내대표 경선의 쟁점으로 떠오를 수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