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시대 역사와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가장 핵심적인 문헌인 ‘고려사’가 보물이 된다.
문화재청은 고려사의 역사·학술·서지적 가치를 새롭게 평가해 보물 지정을 예고한다고 밝혔다. 고려 역사서에 대한 보물 지정 예고는 이번이 처음이다.
문화재청은 “삼국사기, 삼국유사, 조선왕조실록 등 고대와 조선 시대사 관련 중요 문헌들이 모두 국보나 보물로 지정된 상황에서 고려사도 국가지정문화재로서 평가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가치를 검토했다”며 지정 예고 경위를 설명했다.
고려사는 고려 시대의 정치·경제·사회·문화·인물 등을 정리한 역사서다. 고려 시대에는 정식으로 편찬된 적이 없고, 조선 시대인 15세기에 옛 왕조의 역사를 교훈으로 삼을 목적으로 간행이 시작됐다.
현재 고려사는 1482년(성종 13년)에 을해자로 간행한 판본, 1613년(광해군 5년)에 을해자본을 번각(飜刻, 뒤집어 다시 새김)해 새긴 목판본의 초간본, 을해자본을 번각한 목판본으로 17∼18세기에 찍어낸 것으로 추정되는 후쇄본 등이 전해지고 있다.
이번에 보물로 지정 예고된 고려사는 서울대학교 규장각한국학연구원(을해자본 2건, 목판본 2건), 연세대학교 도서관(목판본 1건), 동아대학교 석당박물관(목판본 1건, 부산시 유형문화재 제104호) 등 3개 소장처에 보관된 6건이다.
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이 소장한 2종의 을해자본은 완질(完帙, 권수가 모두 갖춰진 책)은 아니지만 현존 고려사 중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이며, 목판본 2종은 각각 태백산사고와 오대산사고에 보관됐던 것으로 모두 을해자 번각 목판 초간본이자 완질이다. 동아대와 연세대 소장본은 번각 목판본으로 인쇄한 것으로 권수가 모두 갖춰져 있다.
문화재청은 “고려사는 고려의 역사를 파악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원천 사료라는 점, 고려 시대 사료를 그대로 수록해 사실관계의 객관성과 신뢰성이 뛰어나다는 점, 고려의 문물과 제도에 대한 풍부한 정보가 수록됐다는 점에서 역사·문화사·문헌학적 가치가 탁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