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이 8일 퇴근 이후 자택에서 전화로 호우 피해 대응을 지시했다고 밝힌 데 대해 “서초동 아크로비스타가 국가 위기센터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10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대통령의 자택 전화 지시가 아무 문제 없다는 대통령실의 인식이 심각하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아비규환 와중에 대통령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며 “서울이 물바다가 되는데 대통령은 뭐 하고 있었냐는 비판이 쏟아졌고 급기야 SNS 상에 ‘무정부 상태’란 말이 급속도로 퍼졌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들이 밤새 위험에 처해있는 동안 컨트롤타워인 국가위기관리센터는 제때 작동하지 않았다”며 “모습도 드러내지 않고 전화로 위기 상황을 대응했다니 대통령이 무슨 스텔스기라도 되나”라고 꼬집었다.
박 원내대표는 “공무원 11시 출근 지침을 빼면 어떤 상황 대응이 있었는지 모르겠다. 정작 위기 대응에 신속히 나서야 하는 공무원 출근 시간만 늦췄다”며 “이미 서울과 수도권 폭우 예보가 있었으면 위기대응 총사령관으로서 사전에 철저히 대비하고 실시간 대응을 진두지휘했어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다음날 되어서야 ‘퇴근 때 보니 내가 사는 지역 언덕인데도 1층이 침수될 정도로 엄청났다’라고 말했다”면서 “심각성을 눈으로 확인하고도 그냥 퇴근한 것을 자인한 셈”이라고 비판했다.
서울시 치수 예산 삭감 논란과 관련해 오세훈 서울시장의 책임도 언급했다.
박 원내대표는 “서울시가 집중호우 대비를 위한 치수 예산을 900억이나 삭감한 것이 드러나 논란이 되었다. 게다가 중대재해와 안전 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안전총괄실장과 국장 자리도 비어 있는 상태”라며 “집중호우가 예고된 상황에서 사람도 예산도 모두 구멍이었던 셈”이라고 지적했다.
박 원내대표는 또 “지난번 서울시장 때 상습 침수, 우면산 사태를 겪고도 이렇게 안이한 대처를 했다는 게 더 충격”이라며 “정부는 집중호우 피해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신속하게 실질적인 지원 대책을 마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